영화 보기를 좋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본 영화를 보지 않을때도 있다. 책도 마찬가지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 그저 읽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내 대학시절 영화는 왕가위, 소설은 하루키가 대세였다.
나는 영화와 책을 둘다 좋아 했는데 왕가위영화는 빠짐없이 찾아 보고 열광했지만 하루키의 소설은 이상하게 읽지 않고 지나갔다. 읽어 보니 싫어서라든지 내용이 마음에 마음에 안든다든지 하는 이유가 아니고 정말 말그대로 아무 이유없이 읽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웹상에서 짦막한 단편들은 읽었지만 장편의 소설책은 읽지 않았었다. 그의 단편은 흥미 있었고 소개되는 음악도 찾아 들어 보곤 했었는데 어째서 장편은 한번도 읽지 않은걸까?
그러다 이번에 이 긴 제목의 책을 읽었다. 이 책이 얼마만큼 전형적인 하루키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게 이 책을 다 읽고 내가 하루키의 책을 읽지 않은 이유를 깨닳았다.
짧게 말하자면 나는 몽환적인 영화는 좋아 하지만 몽환적인 글은 취향에 맞질 않는다라는 거다. 나는 하루키의 아스라하면서 드라이한 글보다는 김훈의 칼이나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처럼 간결한 문체와 확실한 플롯이 있는 책이 취향에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술술 잘 읽혔다. 절친한 친구들의 그룹에서 갑작스레 퇴출 당하고 혼자 세월을 견딘 다자키 쓰쿠루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의 권유로 절친한 친구들을 찾아가 자신을 퇴출한 이유를 알게 되는 간단한 이야기.
반복되어 언급되는 La mal du pays를 들어 보고 싶게 하고 풀장에서 수영을 해보고 싶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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