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대한항공 오너일가 갑질? 대한항공 오너일가의 폭행사건

초하류 2018. 4. 26. 10:47

언어는 생각을 지배하는 힘이 있다. 우리는 생각을 하기 위한 고도의 추상화 도구로 언어를 사용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언어는 결국 우리의 생각을 제한시킨다.


요즘 대한항공의 개차반 오너일가의 물리적, 언어적 폭력이 내부 고발을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런 폭력이 기사화 될때 갑질이라고 표현 된다. 갑질이란 갑과 을 고용인과 피고용인이라는 계약관계에서 벌어지는 행패를 뜻한다. 그런데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폭력이 갑질 즉 고용인과 피고용인간에 벌어 질 수 있는 행패라고 정의해도 아무 문제 없는걸까?




고용인과 피고용인 사이에서 갑질이라면 업무 결과에 대해 부당한 이유로 승인하지 않거나 요청사항을 마음대로 변경하는 정도여야 한다. 일이 마음에 안든다고 물리적 폭력을 가한다면 그것은 이미 갑과 을을 떠나 두명의 자연인 사이에 벌어진 폭행사건이 된다.


그런데 이런 사건을 갑질이라고 표현 하면 마치 갑과 을사이에서 벌어진 조금 심한 일 정도로 축소되는거 아닐까?


비슷한 예로 데이트폭력도 마찮가지다. 데이트는 데이트고 폭력은 폭력인데 데이트중에 일어난 폭력을 데이트라는 상황을 씌워서 처벌의 수위가 변경된다. 갑과 을이어서 의견을 나누다 누구에게 물컵을 던졌거나 데이트중에 여자를 때렸다면 그것은 갑질도 데이트폭력도 아닌 그냥 폭력이고 저지른 폭력의 크기대로 법이 정한 죄값을 치뤄야 한다.


떡값이란 말은 어떤가? 삼성장학생이란 말은 또 어떤가? 뇌물이라는 불법적인 행위를 떡값이라는 아름다운 우리말로 덮고 사기업의 뇌물을 정기적으로 받으면서 해당 기업에 대해 편의를 제공하는 사회악을 장학생이라는 긍정적이면서 노력한것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받는것 같은 느낌으로 중화 시키지 않는가


그들의 말은 우리의 생각을 자신들의 편의에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들의 말을 쓰면 우리는 결국 우리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힘들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