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는 이유는 사진이 너무나 쉽기 때문입니다. 뷰파인더 혹은 액정을 들여다 보고는 찰칵 셔터를 누르면 그뿐입니다. 망막을 거쳐 시신경을 흔든 떨림이 뇌로 전달되는 복잡 다단한 과정속에 겨우 인식되는 시작정보이지만 사라져 버리는것은 너무나 한순간의 일입니다. 카메라는 단지 검지의 작은 움직임만으로 내가 인식하지 못한 부분까지 완벽하고도 쉽게 저장해 줍니다. 사진을 찍는 이유는 사진이 너무나 어럽기 때문입니다. 같은 피사체에서도 남들과는 전혀 다른 시선을 뽑아내는 감각들 앞에서 멍해져 버린것이 몇번이며 남들과 다른 색감으로 평범한 사진을 멋진 무엇으로 바꾸는 사진 앞에서 멍해진것은 또 몇번일까요 애써 카메라탓 렌즈탓을 해보지만 결국은 내공과 사진에 대한 감각의 차이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멋진 사진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