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4.27 판문점 회담으로 변한 것들

초하류 2018. 5. 2. 10:42

4.27 판문점 회담으로 남북관계와 동북아 정세가 빠르게 변화 하고 있다. 어어하며 한두박자 놓쳤다간 장단을 맞추기는 커녕 곡이 끝나고 나서 북을 칠 판이다.


휴전선에서 서로를 목청껏 비방하던 확성기가 철거 되고 누구보다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본은 발빠르게 움직이며 휴전선 인근의 땅값을 끌어 올리고 있다.


그런데 4.27을 기점으로 변화 하기 시작한것이 남북한 관계와 동북아 정세의 변화뿐일까? No No No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한가지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언론이다.


신문, 방송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언론은 새로운 소식이라는 정보를 무기로 여론을 만들수 있는 힘을 가져왔다. 기자 한다면 굶어 죽기 딱 맞다며 손사례를 치던 시절도 있었지만 경제가 발전 할 수록 정보가 가지는 힘은 점점 커졌고 언론의 힘도 거기에 비래해 거대해졌다.


국민과 정보 사이에 서서 어떤 정보를 뉴스로 보도 하느냐 혹은 어떤 뉴스를 어떤 기조로 방송하고 발행 하느냐를 결정할 수 있는 언론의 힘은 정치와 경제라는 두축과 함께 우리가 살아 가는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렇게 거대해진 언론은 잘못된 정치를 견재 하기도 하지만 필요에 따라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 주기도 하고 재벌을 비판 하기도 하지만 엄청난 광고를 위해 자본가를 옹호하고 정당화 시키는데 앞장서왔다.


설상 가상 언제 어디서나 기사를 작성하고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정보통신 발달은 언론에게 날개가 되어주었다.


그런데 언론의 힘이 되어주던 정보통신의 발전으로 PDA와 이동통신이 결합해서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푸시서비스를 바탕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은 소셜네트워크가 탄생했다.


지금까지 어떤 정보를 사람들에게 빠르게 전파 하기 위해서는 취재라는 형식으로 기자가 특정 정보에 직접 접근하거나 정보를 가진 사람에게 받은 정보를 가공해서 대중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의 발달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정보를 실 시간으로 전 세계에 전달 할 수 있게 되었고 정보를 가진 사람도 굳이 기자를 통하지 않고도 자신이 직접 정보를 전달 할 수 있게 되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이 사진과 텍스트로 한정 되던 정보의 유통은 네트웍 속도와 스마트폰등의 눈부신 발전을 등에 업고 유튜브와 팟케스트로 진화해가며 텔레비전과 라디오 같은 멀티미디어 정보까지 잠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4.27일 1년전만 하더라도 전쟁의 위협에 시달리던 남과 북이 평화와 협력을 이야기 하고 정전과 핵패기를 발표하는 역사적인 그 자리에서 언론사들은 정보에 대해 가지던 기존의 특권에서 밀려났다.



기자들을 위해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거대한 화면에 비치는 영상은 사무실에서 숨죽이며 지켜보던 시민들의 스마트폰에 나오는 영상과 똑같은 것이었다. 


남과 북의 정상이 손을 잡는 순간도, 예상치 않게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위원장과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걸음을 옮긴 순간도


기자들이 환호성을 지를때 국민들도 박수쳤고 기자들이 놀라움에 눈이 커졌을때 화면을 지켜 보던 전 세계가 모두 놀라워 했다.


식수를 마친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위원장이 40여분간 나눈 이야기가 궁금한것은 언론도 국민도 마찬가지였다.


정보를 생성하는 주체인 청와대는 전 세계에 회담을 생중계하고 바로 밝힐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론이라는 필터를 거치지 않고 소셜네트워크와 홈페이지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주도적으로 정보를 전파한다.




일거수 일투족이 실시간으로 방영되는 남북회담은 누구도 자신의 의도대로 가공하거나 첨삭할 수가 없는 날것 그대로의 정보였다.


단순히 신변잡기적인 개인적인 정보를 벗어나 세계 역사에 이정표로 남을 거대한 이벤트가 언론을 통하지 않고 방송, 소셜네트워크를 막론한 가능한 모든 정보유통 채널을 통해 전달 된 이번 사건은 가뜩이나 신뢰를 잃어 가는 기존 언론에게 내려진 사실상의 사망선고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