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20일간의 유럽여행 - 출발

초하류 2018. 1. 15. 18:36

2017.09.04

 

드디어 출발 하는 날 630분에 일어나서 낑낑대며 캐리어와 짐들을 챙겨서 택시를 불렀다~

 

공항 리무진을 타기위해 평소 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잠을 설친 딸아이는 멀미 때문에 찡찡 거리면서 공항까지 얼마나 남았나 물어 본다. 건강한 편이지만 유독 아침잠이 많은 편인데 아침에 푹 자지 못하고 차를 타면 늘 멀미를 한다. 비행기를 12시간 타야 되는데 한시간 남짓 가는 버스에도 힘들어 하는 딸을 보니 아이가 비행기 힘들어 하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는 마눌님에게 괜찮다고 달래면서도 살짝 걱정이 되었다

 

 

공항에 도착하자 TO-DO 리스트를 꺼내 들었다. 인터넷에서 주문한 유럽에서 사용할 유심 수령과 유레일패스 수령까진 순조로웠다. 인터넷으로 미리 환전해둔 돈을 찾고 마눌님 2G폰 로밍을 신청하려고 갔더니 유럽은 로밍 전환이 안돼서 전화기를 대여해야 한단다. 하루 2000~ 빌리면서 보니 2만원 주고 산 만능 콘센트를 같이 준다.

 

만능콘세트 : 유럽은 국가별로 콘센트 모양이 조금씩 다른 나라가 있다. 그런데 만능 콘센트를 하나 사면 모든 나라에서 사용이 가능해 진다.

 

멀티텝 : 가격이 저렴한 숙박업소에는 전기 콘센트가 하나나 둘 정도 밖에 제공 되지 않거나 위치가 불편한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 카메라, 노트북 등 충전할 기기가 많다면 멀티텝은 필수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사이 3시간 일찍 도착했지만 어느새 출국 시간이 가까워왔다. 딸아이가 같이 있어 우리 가족이 노약자로 분류되어 출국검사를 빨리 받을수 있는 패스트트랙을 사용할 수 있었고 그나마 조금 시간을 절약할수 있었다.

 

 

면세점에 도착하니 시간은 벌써 11시가 넘었다. 어제 쇼핑한 선물과 백팩을 찾아서 나오니 이륙까지 남은 시간은 40~ 어제 롯데면세점에서 받은 리워드로 마눌님 썬그라스를 사려고 했는데 이런~~~ 인천공항 롯데면세점엔 선그라스 매장이 없단다 T..T

 

남은 시간은 30분 분하지만 리워드를 남겨 주면 언제 쓸지 알 수가 없는일 결국 리워드로 립스틱 3개를 사서 탑승장으로 향했다

 

 

이코노미석이지만 3명이 3개씩 붙어 있는 좌석을 다 쓰기 때문에 팔걸이를 올려서 앉으니 조금은 여유가 있었다. 이륙 후 슬리퍼와 치솔 까지 나눠 받고 잠시 후  첫번째 기내식

 

 

재인이는 닭고기 요리 양식 나랑 유정씬 한식 불고기쌈밥. 뭐든 잘먹는 재인이는 기내식도 맛나게 먹는다. 630분에 일어나 12시가 넘어서 먹는 첫끼니라 그런듯

 

 

밥을 먹자 마자 신호가 온 재인이를 업고 화장실로 직행 끙차 밀어내기 한판. 응가를 힘차게 빨아 들이는 변기 소리에 깜짝 놀란 딸아이가 하는 말

 

"응가를 하늘에 버리는가봐~~"

 

 

 자리로 돌아와 커피한잔 하는데 딸아이가 아빠 아빠 구름이 정말 멋있어 그런다~

 

 

멋있다~ 구름~~ 잠시 보고 다시 좌석에 달린 모니터로 라디오스타 시청 ^^

 

 

세월 참 좋다. 자리마다 USB충전기에 전기 플러그가 구비되어 있고 개인용 엔터테이먼트가 제공 되다니 21세기야~~ ^^

 

 

이코노미지만 재인이에겐 비지니스 못지 않은 넓직한 자리~~ 노래 노래하던 페어리루 카메라 장난감을 생일 선물을 하루 일찍 받곤 이리저리 딩굴 딩굴 하며 가지고 논다.

 

 

이정도면 지극히 순조로운 여행의 시작이다~

 

 

비행기는 열심히 날아간다. 어딘지 모를 평야 위에서 간식으로 피자가 나왔다. 맛있다. 근데 오렌지주스가 아니라 콜라였음 좋았을껄

 

재인이는 또 여기 저기가 부었고 가렵다고 울쌍이다. 지난번 여름에도 한번 그랬었는데 차에서 모기가 물어서 그랬다길래 그런줄 알았더니 뭔가 알러지땜에 두드러기가 나는 거 같다. 너무 가려워해서 마눌님이 알러지때문에 가져온 항히스타민제를 1/4개 먹였더니 좀 나아졌다. 그리고 대망의 두번째 식사시간

 

생선과 김치볶음밥이 나왔는데 배고픈 참에 게눈 감추듯 먹어 버렸다. 약을 먹고 나자 플라시보 때문인지 약효 때문인지 재인이도 가렵다고 보채지 않고 게임에 열심이다

 

 

비행도 이제 1시간 반 남짓 남았다. 마눌님 아이폰과 내 아이폰의 유심을 유럽에서 사용하는 3심으로 교체 했다. 재인이 두드러기가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공항에 내리면 재인이 두드러기도 모두 싹 사라져 버렸으면 얼마나 좋을까.

 

파리 도착은 현지 시간으로 9 4일 오후 5 40분 정도다. 서울 시간으론 9 5일 밤 0 40분 정도가 된다. 늘 새벽 2시반이 넘어야 잠드는 내 생활습관이 지속된다면 프랑스 시간으론 8시 정도에 잠이 들어야 한다. 난 이제껏 유럽 시간으로 살아 왔나 보다. 그래서 내 인생이 그렇게 함들었나?

 

비행기가 착륙하고 짐을 찾아서 입국심사장으로 향했다. 별다른 문제 없이 그야 말로 기계적인 입국 수속을 마치고 캐리어를 찾은 후 호텔로 가기 위해 우버를 실행 시켰다. 그런데 이놈에 우버 부르긴 불렀는데 대기하고 있다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결국 콜 취소 하고 파리에서 일정을 위해 나미고를 만든 후 공항 버스를 탔다.

 

나비고는 파리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교통카드다. 일주일권과 한달권이 있는데 일주일권은 구매 날짜에 상관없이 월요일부터 다음주 일요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우리는 월요일날 도착해서 토요일날 파리를 떠나는 일정이라 나비고의 활용도가 높았다.

 

가격은 성인 한명에 보증금을 포함하여 27.5유로다. 파리의 지하철과 버스 모두 사용 가능하다. 사용도 편리하고 이동할 때 마다 살 필요도 없어서 무척 유용했다.

 

 

재인이도 마눌님도 시차가 적응 안되는지 피곤하고 조금씩 날카로워졌다. 우버가 너무 편하단 말만 믿고 셔틀버스는 꼼꼼히 살펴 보지 않았는데 터미널을 했갈려 몇번 헛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숙소는 에펠탑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50m도 떨어지지 않은 근처였다.

 

예약하면서 에펠탑에서 300미터 떨어져 있다는 글을 봤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정말 에펠탑이 코앞이었다. 예약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호텔 예약 내용을 프린트해왔지만 프론트에서는 여권으로 모든게 끝이었다. 내 여권을 제시하자 그날 예약 내용을 확인해서 바로 방 키를 내 주었다.

 

우리가 파리에서 묶은 호텔은 머큐어 파리 상트르 투르 에펠이었는데 방은 작았지만 에펠탑이 바로 코앞이고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과 공항셔틀버스 이용하기에는 그야말로 최적의 호텔이었다.

 

짐을 풀고 오랜 비행으로 피곤했지만 호텔에 들어오면서 본 에펠탑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은 마음에 호텔을 나섰다. 수없이 많은 영상과 사진으로 봐와서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에펠탑 하지만 영상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에펠탑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쌩뚱 맞았다.

 

고풍스러운 주변 건물에 비해 이질적인 모습. 압도적인 높이와 직선으로만 구성된 강인함으로 고풍스럽고 우아한 프랑스의 풍경에 묘한 비현실감을 끼얹는다. 그 비현실감은 마치 크리스피 도넛을 감싸고 있는 하얀 설탕 시럽처럼 진하고도 독특한 느낌으로 파리를 완성 시키는 것 같았다.

 

에펠탑이 눈앞에 보이는 세느강변에 마눌님과 딸아이와 앉아 있으니 비로서 유럽 여행을 왔다는게 실감이 났다.

 

배는 고프고 뭔가 먹긴 먹어야겠고 파리에서 첫끼니는 푸드트럭에서 파는 핫도그 앤 파르페

 

핫도그는 늘 먹는 핫도그였만 파르펜 좀 특이했는데 초코렛을 깔고 거기이 바나나와 딸기를 토핑한 것이었다

 

뭐 저런걸 먹나 싶은 비주얼이었지만 나름 독특하고 맛있었다

 

세느강변에서 핫도그를 먹으며 에펠탑을 바라 보고 있자니 문득 센치한 감성이 몰려 들었다. 알아 듣지도 못할 재인이를 불렀다.

 

"재인아~"

 

"?"

 

"아빠가 99년에 서울에 취업해서 올라아 일할때는 20년이 지나서 엄마랑 결혼하고 재인이도 생기고 이렇게 같이 파리로 온다는걸 상상도 못했어"

 

아빠 저것봐요 에펠탑이 반짝 거려요~”

 

에펠탑에 켜진 불이 반짝 거렸다.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짧은 산책으로 에펠타워는 실컷봤고 한국에서 근래 10년간 본 쥐를 합친것 보다 더 많은 쥐를 봤다

 

내일은 호텔 도착 시간이 늦어 확인 못한 베이커리에서 케익을 사고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디즈니를 가기로했다.

 

재인이가 이번 생일을 오래 오래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