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20일간의 유럽여행 - 파리 베르사이유

초하류 2018. 1. 15. 18:38

2017.09.07

파리에서 4번째 날이 밝았다. 오늘 목적지는 베르사이유 궁전. Skip the line 티켓도 사지 않고 별다른 준비도 없었지만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9시 정도까지 느긋하게 아침잠을 즐기고 일어났다. 베르사이유는 우리 숙소에서 RAR C를 타고 한번에 갈 수 있는 파리 근교. 나비고로 결재 할 수 있으니 별도 교통비도 들지 않는다궁이 뭐 별거 있겠어 사람도 무지 많다는데 대충 보고 쇼핑이나 가자는 느긋한 모드랄까?

 

언제나처럼 물에 데운 누릉지로 아침을 먹었다. 김자반과 마늘쫑으로 먹는 따뜻한 누릉지는 정말 꿀맛. 재인이도 맛있다를 연발하며 열심히 먹었다. 아침을 먹고 몇벌 가져 오지 않은 옷중에서 베르사이유에 어울릴만한 옷으로 신중하게 고르는 마눌님과 재인양. 두 사람의 옷이 선택 되면 난 그 옷에 맞는 옷으로 입으면 끝.. 짱 편함..

 

드디어 옷까지 선택이 끝나고 호텔을 나섰다. 로비를 나오면 우리를 반기는 멋진 에펠탑~ 베르사이유에서 먹을 샌드위치를 사기 위해 베이커리로 향했다. 여전히 손님들로 북적이는 베이커리, 사장님인지 종업원인지 알 수 없는 터프한 아줌마가 우리가 고르는 샌드위치를 포장해 주었다. 드디어 베르사이유로 출발~

 

베르사이유역에 도착해서 역밖으로 나가자 마자 베르사이유로 향하는 방향을 알려 주는 안내원이 서서 사람들을 베르사이유쪽으로 안내했다. 역에서 걸어서 5분정도 거리인데도 모퉁이 모퉁이 마다 서서 사람들을 안내해주었다. 2분 정도 걸어가자 거대한 베르사이유 궁전이 멀리서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드디어 베르사이유 앞마당 도착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화이트와 골드를 조합한 거대한 성채~ 그 앞에는 말위에 오른 루이14세의 동상이 서 있었다. 기념 사진을 몇장 찍고 표를 사기 위해 매표소로 향했다. 그런데 매표소 부터 엄청나게 길게 늘어서 있다는 줄은 어디 간거야? 매표소 앞에는 10여명이 줄을 서 있을 뿐이었다. 내 차례가 돌아왔다. 서툰 영어 발사

 

“I want to Ticek for 베르사이유 펠리스 and Garden”

 

매표소에선 18유로짜리 표를 끊어주었다. 표를 들고 베르사이유궁으로 입장했다. 스킵더라인표를 샀으면 땅을 치고 통곡했을법하게 짧은 줄을 서고 가방 검사와 검문대를 통과하자 베르사이유로 들어섰다.

 

베르사이유 안은 딱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화이트와 골드였다. 온통 대리석인지 칠한것인지 흰색이고 그 흰색벽의 절반 가까이로 보일만큼 많은 곳에 금색으로 문양과 장식이 붙어 있었다. 사치스러움의 극을 보는 느낌이랄까? 요즘 중동 국가의 부자들이 금으로 덕지 덕지 장식을 한다는데 그런 사람들의 집이 이럴까 싶었다.

 

계속 되는 방이 거의 같은 강도로 최선을 다해서 화려하고 사치스러웠다. 너무 모든 방이 그러니까 몇개의 방을 감탄하다 그만 시신경이 지쳐 버릴 지경~

 

하일라이트라는 거울의 방은 화이트와 골드에 더해서 수많은 샹들리에와 벽에 붙은 거울로 그 사치스러움과 화려함의 정점을 찍는 모습이었다.

 

궁을 나와 그 유명하다는 정원으로 들어섰다. 정원은 뭐랄까 마치 거대한 영화셋트 같다고나 할까? 어느곳 하나 거저 서 있는 나무나 돌이 없는 완벽하게 계획된 거대한 셋트. 아름드리 나무들이 마치 인공물 처럼 각이 딱딱 잡혀 관리되고 있었고 어디를 봐도 모든 나무들과 잔디밭은 정확한 대칭과 함께 까마득한 소실점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루이14세가 만든 인공 수로에는 사람들이 한가로이 노를 젓고 있었고 공원이 사람들에게 개방 되어 있는듯 자전거를 타는 사람,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눈에 뛰었다.

 

물옆 풀밭에 뒤뚱거리며 백조 한마리가 올라와 있었는데 딸아이가 좋아라 뛰어 갔지만 도망갈 줄을 모른다. 사람을 한번도 보지 못한 동물들이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것 처럼 백조는 재인이도 주변에 자리를 펴고 앉아 있는 사람들도 전혀 개의치 않고 뒤뚱거리며 여기 저기 풀을 뜯어 먹고 다녔다. 얼마나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보호를 받았으면 저렇게 평화롭게 딸아이가 내 미는 풀을 받아 먹을까..

 

궁과 정원을 본 마눌님은 쇼핑은 포기하자며 마리앙투아네트가 만들었다는 정원으로 향했다. 궁을 볼때도 이미 엄청나게 오래 걸었는데 정원을 가로 질러 마리앙투아네트의 정원으로 향하는 길이 너무 멀었다. 전기자동차를 대여해 주는데 1시간에 무려 35유로~~ 이걸 타기엔 너무 비쌌다. 주변에 돌아 다니는 전동차량을 타고 돌아올 양으로 일단 걸어갔다.

 

한참을 걸어서 마리앙투아네트의 별채에 도착한 시간은 5 55. 도착하고 보니 6시까지만 관람객이 들어갈 수 있었다. 얼른 표를 보여 드렸더니 우리가 산 표로는 들어갈 수가 없단다.. 실망하고 돌아서려는데 검표원 아줌마가 빨리 들어오라며 손짓을 한다. 마눌님이 불쌍한 표정으로 정말 못들어 가냐고 물어본게 유효했었나 보다. 땡큐를 연발하며 들어선 궁. 작지만 아기자기한 모습이었다. 마리앙투아네트의 정원을 걸어 서민들의 삶을 체허하기 위해 일부러 만들었다는 시골 마을을 지나자 어느세 궁 밖으로 나왔는지 버스가 지나다녔다. 버스비도 나비고로 지불하면 되었는데 조금 당황해서인지 깜빡하고 현금으로 2유로씩을 지불했다.

 

버스를 타고 베르사이유역에 도착. 호텔로 향했다. 저녁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호텔 근처에 있다는 미슐랭 1스타 식당에 가기로 했다. 식당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하는데 손님이 엄청 많다는 평과 함게 스테이크가 너무 질기다느니 한국사람만 잔뜩 있다느니 부정적인 평가의 블로그 글도 많았지만 일단 못 먹어도 고~

 

식당에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고 서버들은 무지 무지 바빴다. 손님의 대략 1/3은 우리나라 사람인것 같았다. 여기저기서 오랜만에 우리나라 말이 들리니 반가웠다. 에피타이저 후에 스테이크가 나왔는데 블로그의 평가와는 달리 스테이크는 맛있었다. 식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재인이는 체력이 바닦나면서 잠들어 버리는 9 30분이 되자 너무 졸린다며 힘들어했다. 하지만 디저트로 나오는 아이스크림을 생각하며 힘겹게 버티더니 기어이 디저트를 먹고 나서야 쓰러져 잠이 들어 버렸다.

 

힘들기도 할꺼야 오늘 걸어 다닌 거리가 장장 14.6km 25,064보로로 왠만한 어른들도 힘들만한 거리였기 때문이다. 재인이는 걸음을 걷기 시작할때 부터 유모차 타는 것도 좋아 하지 않고 늘 걸어 다니고 뛰어 다니는걸 좋아하는데 그래서인지 다리가 튼튼한것 같았다. 재인이를 업고 호텔로 돌아 오는 길 여전히 에펠탑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서 있다. 이젠 에펠탑이 우리 동내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내일이 지나면 파리도 안녕~~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