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20일간의 유럽여행 - 피렌체 시내 관광

초하류 2018. 1. 15. 18:48

2017.09.20

오늘은 피렌체 시내 투어를 하는 날 호텔 근처의 마트에 가서 물과 샌드위치를 사서 버스를 탔다. 피렌체 시내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피렌체 두오모앞과 우피치 미술관에는 아침부터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다


우리는 일단 피렌체 두오모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줄을 섰다. 이른 시간이라 금방 들어갈 수가 있었다. 피렌체 두오모는 냉정과 열정사이에의 배경으로 많이 알려진 것 처럼 흰색벽과 화려한 장식 붉은색 무스크 스러운 둥근 지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건물이었다


내부에는 성당의 변천사와 함께 각종 조각품이 전시 되어 있었다. 꼭대기에 갔더니 피렌체 전경이 보이는 아름다운 테라스가 있었다. 커피를 시켜서 앉아 있었는데 담벼락 때문에 멋진 풍경이 가려져 앉아서 보기에는 시간이 아까웠다. 잠시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는 내려가 성당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익숙한 엄숙한 분위기의 성당. 높디 높은 지붕과 적당히 어두운 실내. 눈부시게 반짝 거리는 스테인글라스와 깜빡이는 촛불. 재인이는 성금함에 유로를 넣고 촛에 불을 붙이고 기도를 했다. 내가 시켜서 한 거였지만 작은 손을 모아 쥐고 눈을 질끈 감고 기도를 하는 재인이의 모습은 이 성당을 설계한 사람들이 원했던 바로 그 분위기리라~

 

성당을 나와 우피치 미술관으로 들어갔다. 우피치 미술관에는 비너스의 탄생이나 봄, 우르비노의 비너스같은 작품들이 유명하다고 유정씨가 설명해 주었다.. --;; 시대를 호령하던 메디치가문이 소장하던 미술품들을 전시한 그곳은 루부르보다 규모면에서 크지는 않았지만 한작품 한작품이 모두 그냥 스쳐 가며 보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미술품들로 가득차 있었다




우피치의 수많은 미술품들을 감상하다 밖으로 나오니 이미 시간은 해가 지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피렌체의 명물 종탑을 올라자지 않을 수 없다. 종탑에 올라 갈 수 있는 시간은 오후 6시로 제한되어 있었다. 우리는 5 30분에 입구를 지나 종탑을 오르기 시작했다


좁은 돌계단을 빙글 빙글 돌며 올라갔다. 재인이는 숨을 몰아 쉬면서도 잘 따라 올라 왔다. 중간층에 도착하자 좁은 계단이 아니라 꽤 넓은 장소가 나타났다. 재인이와 유정씨는 거기 있으라고 하고 뛰다시피 해서 끝까지 올라갔다.

 

그런데다른 사람들이 예쁘게 두오모 지붕과 함께 피렌체 전경을 사진에 담아 오던 종탑 꼭대기는 안전상의 이유로 철망이 처져 있어서 아름다운 풍경을 시원하게 볼 수가 없었다. 너무 아쉬웠다. 사람들이 찍은 사진은 전무 철조망에 카메라 렌즈를 바짝 들이 대서 찍은 사진들이었나 보다


아쉬운 마음에 철조망에 달라 붙어 피렌체 전망을 보고 있는데 헥헥 거리면서 재인이와 유정씨가 따라 올라왔다. 어른인 유정씨는 올라 올 수 있겠지만 어린 재인이는 정말 대단한 체력이다 싶었다. 유럽여행에서 하루에 거의 만보 이상을 걸어 다녔는데 군말 없이 잘 따라 다니는 재인이 다웠다.

 

해가 뉘였뉘였 지는 피렌체 전망을 즐기며 종탑을 내려 오자 허기가 우리를 덮쳐왔다.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지난번에 갔던 스테이크집(Osteria Cipolla Rossa)에 다시 방문했다. 여전히 북적북적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잠시 기다려 지난번처럼 지하의 자리로 가서 앉았다


스테이크와 셀러드를 주문하고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옆자리에 남편은 동양인이고 부인은 서양인인 부부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사를 기다리다 재인이를 보며 귀엽다고 말을 붙인 할머니와 짧은 영어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자기는 미국에서 왔는데 13시간이나 비행해서 오느라 너무 힘들더라. 아들은 결혼한지 10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 손자가 없다. 뭐하는지 자기한테 말해주지도 않는다. 며느리가 뉴요키인데 자기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영상관련 일을 하는데 최근에 아카데미에 노미데이트된것도 아들 홈페이지 보고 알았다며 아줌마 수다를 늘어 놓기 시작했다


아저씨는 무척 과묵했는데 아마도 일본인인거 같아 보였다. 영어가 조금 더 자유로웠다면 좀 더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눌텐데..


어쨌거나 조금 마신 포도주가 가져다준 취기를 더하여 짧은 영어지만 나름 즐거운 대화와 함께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고 호텔로 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