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하이틴 스타에서 배우가 되기 까지 필요한 것들

초하류 2007. 7. 11. 12:39



여기 두명의 여배우가 있다. 72년에 태어나 길소뜸이란 영화로 데뷰한 이상아와 그 다음해인 73년에 태어나 존슨 앤 존슨 이라는 CF로 대뷰한 전도연이다.

같은듯 다른 이 두 여배우는 시작이 달랐지만 현재의 위치 또한 시작의 그것만큼이나 다르다. 무엇이 이 두 여배우의 현재를 만든것일까 그것이 이상아의 보기 안쓰러울 정도의 현재와 누구나 놀라는 성과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전도연의 현재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이상아는 특유의 미모와 똑떨어지는 연기력으로 사랑이 꽃피는 나무에서 최수종 이미연과 함께 당대의 하이틴 스타로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전도연은 홍학표와 이민우 염정화 최진실등이 활약했던  우리들의 천국 2기에서장동건 김찬우 최진영등에 가려 특별한 인상을 심어 주지 못하는 보통의 조연배우였다. 두 배우 모두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었지만 연기력 보다는 코팅된 책받침으로 대표되는 핀업걸로서의 역할에 더욱 비중이 큰 하이틴 스타라는 자리에서 전도연의 외모는 존재감을 가지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성인 배우가 되고 나자 이들은 극명하게 명암이 갈리기 시작했다. 깜찍한 외모로 각광받는 이상아는 아무리 아름다운 외모라 하더라도 TV라는 무료 매체에서 대중이라는 변덕을 견뎌 내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마지막 승부에서 심은하라는 새카드에 조연으로 밀려났다.

반면 전도연은 인터넷 채팅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만들어진 접속이라는 영화를 선택하고 히트 시키면서 그녀가 가진 장점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한다.. 조금은 평범해 보이기까지한 그녀의 외모에 가려져 있었던 작품을 보는 눈과 선택한 작품에 대한 놀라운 집중력이라는 송곳이 삐져 나오기 시작한것이다. 접속을 시작으로 약속의 대히트와 내 마음의 풍금에서 보여준 연기변신 해피엔드와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보여준 파격은 대중들로 하여금 배우로서의 그녀를 대중하게 확실하게 각인 시켰고 별을 쏘다나 프라하의 연인으로 TV 드라마에서도 스타로서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 했고 결혼이라는 인생에서의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 있었던 올해 밀양으로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함으로써 정점에 다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전도연에게 봄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배우에게 치명적일수 있는 각종 성적 루머에 시달려 왔고 수많은 스캔들과 수수함을 넘어서 예쁘지 않다라는 말까지 나오는 그녀의 수더분한 외모는 언제나 그녀를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다. 하지만 전도연의 경우는 그 수많은 루머와 스캔들이 그저 루머이고 스캔들이었지만 이상아는 3번에 걸친 결혼과 누드사진 촬영등 그야말로 막장으로 굴러 떨어졌다.

전도연이 PC통신이라는 첨단 매체로 애절한 사랑을 나누고 정부와 사랑을 나누다 남편에게 목졸려 죽고 보기 안쓰러울 정도의 폭력앞에 노출되는 아찔한 삶을 스크린에서 살아 가고 있을때 이상아는 현실에서 그에 상응하는 힘든 삶을 살아 가고 있었다. 대중은 스크린이라는 환상안에서 망가지는 스타의 모습에는 환호를 보내지만 현실에서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는 스타의 칭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렇게 이상아는 대중의 관심에서 서서히 멀어져 갔다.

스크린이라는 대리체험과 실제 굴곡진 인생에서 눈물 젖은 빵을 곱씹으며 얻은 체험은 배우라는 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이상아는 아직 녹슬지 않은 아름다운 외모와 연기력으로 자신이 죽지 않았음을 알려왔다. 공개된 프로필을 정직하게 믿자면 72년생 우리 나이로 36 이제 중반기로 들어서는 이 배우가 이대로 무너지지 않고 스스로를 지켜 자신의 고난을 연기로 녹여낼 수 있다면 예전의 명성을 찾는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것 이다.

일견 평범해 보이는 외모를 비범한 작품선택과 놀라운 집중으로 극복하여 대배우로 거듭난 전도연을 지켜 보는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아름다운 외모로 한때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배우가 굴곡진 삶을 극복하고 다시 한번 우뚝 서는 것을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