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낯선 사람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초하류 2011. 7. 4. 18:03
지하철에서 아이를 만진 노인에게 폭언과 물리력을 행사한 일이 웹상에서 한참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아이를 보고 귀여워서 쓰다듬꺼나 볼을 만지는 것은 20년전만 해도 당연한 일이었고 고추 따먹자 정도도 다들 웃으면서 통용되는 세상이었지만 이제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다. 자기 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에겐 의례히 어르신이라고 부르던 우리 사회는 20년 사이 거의 서구에 필적할만큼 개인주의가 확산되었다. 게다가 아무 이유없이 사람을 공격하거나 독극물이 든 음료를 놓아 두기도 하고 다쳤다며 아이들을 유인해 몹쓸짓을 하는 사람도 있는 등 낯선 사람의 호의를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는 것이 점 점 어려운 일이 되어 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엘리베이터 같은 좁은 공간에 모르는 사람이 타면 서로 눈인사나 가벼운 안부를 묻는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반면 우리는 그런 상황에서 서로 모른척 하거나 핸드폰을 꺼내서 화면을 보는 등 그 상황을 회피한다. 어째서 그럴까? 

미국이라는 나라는 무기의 소지가 허용될만큼 낯선 상대가 서로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기 용이(?)한 나라다. 따라서 서로가 적의가 없다는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는것 아닐까? 아니할 말로 미국에선 같이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이 총격을 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니까. 그러니 알지 못하는 사람이 좁은 공간에 같이 있게 되면 서로가 받게될 극심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 서로 조금 덜 불편한 간단한 인사와 미소를 주고 받는것 아닐까?

우리 나라도 지금같이 개인화가 진행되어서 낯선 서로에 대해서 좀 더 경계해야 할 필요가 생기게 된다면 서구처럼 서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인사를 하는 문화가 생겨나지 않을까?

그래서 낯선 서로에 대해서 지금보다 훨씬 큰 경계를 해야하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호의를 표시하는 사회가 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좀 더 살만한 세상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