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용기 감상기

차 지난 다음에 팔이 빠져라 흔드는 싸이월드

초하류 2012. 10. 4. 13:18

싸이월드가 스마트폰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그리고 그 기념으로 세계적인 팝스타인 싸이(?)를 초대해 공연을 벌린다고 한다. 싸이와 싸이월드는 이름도 비슷하지만 생각해보면 비슷한 점이 꽤 있다. 


우선 싸이와 싸이월드는 기획된 상품이 아니라는 점이 닮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 기획된 곡이 아니다. 철저하게 싸이식으로 기획되고 만들어진 내수용이었다. 그런데 이 곡이 SNS와 유튜브라는 새로운 매체를 등에 업고 현재 싯점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곡과 가수가 되어 버렸다.


싸이월드는 아주 작은 사용자들만 사용하는 커뮤니티였고 싸이월드는 그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소개 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조그마한 서브페이지였다. 그런데 그 당시 세계 최대를 자랑하던 커뮤니티 프리첼이 갑작스럽게 유료화를 단행 하면서 사용자들을 압박하자 그 반발로 뛰어나간 사람들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 싸이월드의 트래픽을 폭발 시켜버렸다.


그렇게 싸이월드는 전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SNS서비스가 되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는 페이스북도 싸이월드가 한참 잘나갈때 한낫 하버드대 주소록에 불과했었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계정을 가지고 서로 밥 먹는 사진 여행간 사진을 올려댔고 다람쥐도 아니면서 도토리를 샀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도입되자 싸이월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사용자를 점점 빼앗기더니 이제는 찾는 사람 거의 없는 썰렁한 사이트가 되고 말았다.


가수 싸이와 SNS 서비스 싸이월드의 차이는 간단하다. 가수 싸이와 싸이월드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어떤 행운의 영향을 받은 경향이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라는 컨텐츠 유통 채널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세계의 주목을 받는 곡이 될수 없었을것이고 싸이월드는 프리첼의 멍청한 유료화 정책이 없었다면 사용자가 그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았을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후가 문제다. 몇가지 행운을 더해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싸이는 사실 정식으로 음악을 공부했고 12년 동안 음악을 만들고 히트시켜 왔다. 그의 콘서트는 언제나 매진행렬에 열렬한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는 단지 유명하지 않았을뿐 좋은 음악을 만들수 있는 실력과 관객을 흥분시킬줄 아는 무대메너 그리고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미국과 유럽등 전 세계를 아우르는 인기를 만들어 냈고 계약을 통해 이제 정식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싸이월드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사용자들을 좁은 팝업창에 가둬놓고 도토리를 파는데 골몰했을뿐이다. SK에 매각된 이후에도 단지 OK 캐쉬백 포인트의 활용처로서만 부각되었을뿐 사이트를 개선할 노력은 없었다. 그리고 불어닥친 스마트폰 시대에 트위터와 패이스북이 약진을 거듭해 세계적인 서비스가 되자 싸이월드는 이름만 월드일뿐 쓸쓸히 잊혀져 갔다.


그리고 이제 뒤늦었지만 기존 사용자들을 다시 불러들일 기능들을 포함해서 서비스를 개편했다. 하지만 모든 웹서비스가 그렇듯 한번 떠난 사용자를 다시 불러 오기란 정말 어렵다. 차라리 새로운 사이트로 트래픽을 일으키는것이 쉽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SK라는 거대조직에 속해있는 싸이월드는 기존 고객을 버리지 못할 것이다. 누군가 책임을 저야 하고 일을 만들어야 하겠지만 일을 위한 일일 뿐이다. 싸이월드의 앱이 많은 부분 쇄신을 단행했지만 이제 사람들이 찾지 않는 싸이월드에 아무리 기능이 좋아진들 기능이 사용자를 늘리지는 않는다.


싸이월드는 조금 더 빨리 변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