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컨닝을 해서라도 안녕해야 할까요?

초하류 2013. 12. 26. 21:28

지극히 상투적인 자기소개서의 시작글 처럼 저는 평범한 중산층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매일 밤 늦게 들어오시고 어머니는 성실히 아버지를 섬기고 우리를 먹이셨습니다.


무척 엄하셨던 아버지는 국민학교 다니는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컨닝을 하는것도 요령이고 실력이다. 들키지 않고 컨닝을 해서라도 성적을 올리는거지.."


이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는 정확히 기억 나지 않지만 아마도 국민학교 다닐 당시에는 나름대로 공부를 좀 잘했던 제가 컨닝을 하는 친구를 흉보는 이야기후에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셨던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아버지는 참으로 평범한 가장이셨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밝히신 컨닝에 대한 소신은 제가 느낀바 사회에서 어느정도 합의가 이루어진 내용이라고 생각됩니다.


학창시절에 컨닝을 하는것은 그야말로 시험 준비의 일부인것 처럼 행동하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부끄럽지만 저는 컨닝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도 부지런하지 못했습니다.) 저도 컨닝을 하는것은 그럴수도 있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부정대선에 대한 찬반이 뜨거운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컨닝을 해서라도 시험 성적을 잘받으면 그걸로 좋은것인가 아니면 컨닝을 해서 받은 점수는 인정하지 않을것인가..


단순한것 같지만 제가 보기엔 이것은 우리나라에 큰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질문인것 같습니다. 컨닝을 허용할 것인가 컨닝을 해서 얻은 점수도 그 사람의 노력으로 인정할 것인가..


이른바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선진국 강대국이 되기 위해서 우리사회는 컨닝을 허용해도 될까요? 컨닝을 통해서 얻은 점수도 그 사람의 노력으로 인정해야 하는 걸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컨닝을 해서라도 안녕해야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