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20일간의 유럽여행 - 다시 니스로

초하류 2018. 1. 15. 18:49

2017.09.22

아침에 일어나 조식을 먹는 둥 마는 둥 먹고는 피렌체 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어제 조식에는 먹는 대신 과일을 좀 가져 가겠다고 하자 매니저가 허락해줬는데 오늘은 약간 혼선이 있었는지 가져 가도 된다고 했다가 어떤 직원은 제지를 하고 조금 문제가 있었지만 어쨌거나 출발~

 

7시도 되기 전 버스였는데 출근 시간처럼 붐비지는 않았지만 앉아서 갈 수는 없었다. 3개나 되는 캐리어를 가지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교통편을 타고 내릴 때 마다 엄청 힘이 들었지만 역시 저상버스의 위력으로 그런 저럭 내이고 올릴 수 있었다. 피렌체역에서 기차를 타고 로마역에 도착 후 수속을 하고 비행기를 탔다. 재인이는 이번에 니스에 가면 신나게 해수욕을 할 수 있다며 기대에 들떠 있었다. 로마로 올 때 처럼 잠깐 비행 후에 니스에 도착했다. 익숙하게 우버밴을 불러서 호텔로 갔다. 그런데 이번 호텔은 지난번 호텔과 별로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호텔 자체가 가격이 조금 싼 탓인지 싼티가 팍팍 풍겼다. 호텔 복도에 깔려 있는 카펫에서도 묵은 냄새가 났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미 숙박비는 다 지불했는데. 대충 짐을 풀고 재인이와 해변으로 나왔다.

 

그런데 니스해변은 지난번 왔을 때 처람 날씨가 맑지도 않고 그나마 조금 있던 해수욕을 즐기던 인파도 거의 사라져 파장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우리의 에너자이저 재인이에게 그런건 전혀 문제가 안됐다. 옷을 입은 채로 니스 바다에 풍덩 뛰어 들었다. 그때처럼 아름다운 파란색으로 반짝 거리지는 않았지만 넘실거리는 지중해에 몸을 담그고 신나게 물놀이를 하는 재인이를 보는 것 만으로도 뿌듯했다. 날씨가 화창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참을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는 재인이와 호텔로 돌아왔다. 그런데 호텔에 들어와서 샤워를 하려는데 온수가 나오질 않았다. 호텔 직원이 한참을 만지더니 고장이라며 방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가뜩이나 호텔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수도까지 문제를 일으키니 짜증이 밀려왔지만 꾹 참고 똑 같은 방이라며 받은 키를 열고 들어갔는데.. 방이 처음 배정 받은 방보다 훨씬 작았다. 다시 프론트로 가서 서툰 영어지만 방이 더 작으니 원래 방과 같은 크기로 바꿔 달라고 따졌다. 그러자 한참을 왔다 갔다 하던 직원이 다시 다른 층으로 방을 배정해 주었다. 이 방도 처음 방보다는 못했지만 언제까지 방을 옮겨 다닐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냥 참기로 했다.

 

재인이를 씻기고 옷을 갈아 입고는 지난번에 쌀국수를 주문하려다 실패한 Mad ' In Viet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유정씨가 프랑스어로 고수도 찾아서 단단히 준비를 했다. 저녁 시간에는 지난번 우리의 주문을 엉터리로 받았던 웨이터리스 말고 젊은 남자 직원도 나와 있었다. 쌀국수를 시키고 Coriande(고수의 불어명) 많이 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처음에는 고수를 빼 달라는 말로 잘못 알아 들었지만 몇번을 다시 말해서 드디어 고수가 듬쁨 들어간 쌀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니스에서 먹은 쌀국수는 좀 특이했는데 마치 일본 라멘처럼 진한 육수에 조금 가는듯한 쌀국수면을 아주 작은 그릇에 담아서 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늘 어른 얼굴만한 대접에 쌀국수를 먹었는데 면 추가할 때나 쓰는 조그마한 그릇에 담아온 쌀국수는 양이 차질 않아 유정씨와 나는 두그릇을 먹어야 했다. 우리나라처럼 곱빼기가 있었으면 좋았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