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이세돌 #은퇴 #인공지능

초하류 2019. 12. 3. 02:11

iu

 

이세돌 구단이 바둑을 은퇴한다. 이세돌 구단은 오랜기간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켰던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바둑 기사다. 

 

그리고 

 

자신이 없다 질 자신이 없다, 

존경하지는 않지만 다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아 마샤오춘 9단을 빼달라

내가 최강인 것 같다. 실력적으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싸울만해서 싸운다. 수가 보이는데 어쩌란 말인가

 

등의 통통 튀는 발언들로 세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프로기사들의 우승상금 5%를 공제해 가지만 바둑 발전을 위한 별다른 행보가 보이지 않는 프로기사회나 한국기원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여 아니다 싶으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과 갈등이 빚어 지는것도 마다하지 않음으로써 창의적이고 변화 무쌍한 공격적인 바둑을 두는 그의 기풍이 단지 바둑에만 국한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해왔다.

 

이런 그였기에 알파고 개발사인 딥마인드가 인공지능과 대결할 프로 기사로 이세돌 구단을 지명했던것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일이었다.

 

프로 기사와 대결에서 인공지능이 이기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세간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알파고는 놀라운 실력을 발휘했고 이세돌은 5번의 대결중 3번을 졌고 4번째 대결에서 불계승을 거두었다. 그러고 그 한판은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긴 마지막 바둑시합으로 기록 되었다.

 

이제 그는 자신의 은퇴 경기 상대로 국내 AI 바둑 프로그램인 한돌과 치수 고치기로 3번의 대국을 벌인다.

 

한돌은 NHN에서 개발했고 올해 초 국내 프로기사 5명과 대결해서 모두 승리했으며 8월에는 중국에서 열린 세계 AI 바둑대회에서 중국의 바둑 AI 절예(FineArt)와 골락시(GOLAXY)에 이어 3위를 기록한바 있다.(알파고는 공식적으로 바둑을 은퇴했다 ^^;;)

 

알파고가 이세돌을 꺽기 전에도 평범한 사람들은 단순한 인공지능 바둑에도 이기기 힘들었다. 이세돌이 졌다는 것은 바둑이라는 분야에서 인간이 할일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세돌의 이번 은퇴 경기는 마치 생명력을 다한 자신의 시체를 의학의 발전을 위해 기증하는것처럼 보인다. 

 

일찌기 바둑의 신이 있다면 인간은 몇점이나 접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서봉수 구단은 “두 점 이상은 없다.아무리 신이라도 그것이 19줄 바둑의 한계다"라고 말한바 있다. 이세돌 구단의 이번 치수 고치기는 기술상의 한계로 AI 한돌에게 덤 7집반을 준채로 진행 하기 때문에 두점 접바둑이지만 사실상 한점 접바둑과 같은 효과라고 한다. (접바둑에서는 덤을 주지 않는다)

 

첫번째 시합에서 이세돌 구단이 진다면 두번째 시합에서는 세점을 깔고 두게 된다. 두번째 시합도 진다면 4점을 깔고 두게 된다.

 

무척 이세돌 스럽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참으로 잔인한 시합이다.

 

이미 인간의 바둑이 AI에게 패배한 시점에서 마치 진 바둑을 복기하듯 AI에게 실력이 미치지 못한다면 과연 어느정도까지 미치지 못하는가를 공개적으로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이세돌 구단은 자신의 바둑 은퇴 이유에 대해

 

'만약 자신을 이긴것이 알파고가 아니라 어떤 바둑 고수였다면 기꺼이 그에게 바둑을 배웠겠지만 AI에게 바둑을 배우는 것은 내가 두어온 예술로서의 바둑과는 거리가 먼것 같다'

 

며  이미 바둑에서 AI를 이길 수가 없는 상황에서 AI에게 바둑을 배운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만약 다른 직업군에서 이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을 할까? 

 

카피라이터에게 수많은 해쉬태그를 기반으로 카피라이터 AI가 제시한 광고카피가 주어진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업무처리가 된다고 기뻐할수 있을까? 

 

작곡가에게 최신 트랜드의 비트를 분석해서 제공된 리프가 주어진다면 좀 더 나은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

 

요즘 검찰이나 사법부의 판단이 신뢰성에 의심을 가지며 차라리 AI로 판결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수많은 판례와 법전 정보 그리고 검사와 변호사가 제출한 증거를 바탕으로  AI 판사가 징역형을 선고 하면 우리는 승복할 수 있을까?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지기 전까지 아무도 인공지능이 바둑이라는 분야에서 프로기사를 이길 수 있을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알파고는 대학이나 국가에서 개발하는 공개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딥마인드라는 사기업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 기술 수준에 대해 공개된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어느정도까지 발전했는지 현재 시점에서 정확하게 알 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확실한것은 인공지능 관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일런머스크가 AI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고 facebook의 주커버그는 AI는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런머스크가 이야기한 AI의 위험성에 대해 주커버그는 AI 기술이 그런 수준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라는 식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AI가 인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할 뿐이다.

 

아직 AI의 기술수준은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다고, 인공지능이 인간이 하는 일들을 대처 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것이라고 말하는 국내외 이른바 IT 전문가들을 보고 있으면 이세돌과의 시합을 앞두고 알파고의 전패를 예상하던 수많은 바둑 전문가들과 IT 전문가들이 오버랩된다. 

 

AI에 대해 지금 현재 상용화 되어 있거나 오픈 되어 있는 기술 수준에서 생각 하는 것은 너무 안일하다. 전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연구하고 있는 AI 기술이 모두 공개될 것이라고 생각 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이다.

 

어쩌면 이세돌은 인공지능을 이긴 마지막 인간이자 인공지능을 인정하지 않은 최후의 인간으로 기록 될지도 모를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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