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

작별하지 않는다

초하류 2025. 6. 30. 23:43


현실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참혹한 이야기. 우리가 스스로에게 저지른 참극

너무 큰 두려움으로 마구 자해한 우리의 가슴과 팔목과 목에의 끔찍한 자상 사이로 꾸덕한 눈물이 흘러 넘치는 제주의 바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너무나 세밀하게 실제를 묘사하다 같은 밀도의 모호함으로 이야기의 이쪽과 저쪽을 흔들려갑니다.

경하는 불가능한 폭설과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암흑속을 더듬어 마침내 집에 도착한걸까요?

경하가 인선이와 만난곳은 책의 표지에 그려진 마침내 얼고 얼어 가로로 일어선 바다같이 차갑고 깊은 어디쯤일까요?

영원히 깨지 않을것 같은 악몽속을 걷는 느낌, 치매가 나를 덮쳐 삼키면 이렇게 되는걸까?

우리 역사는 마주 볼 수 없는 지점들이, 혹여 실수라도 마주 본 다면 누구나 오랫동안 악몽에 시달릴만한 지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마치 그런것이 일상인것처럼

남들보다 훨씬 고감도의 가녀리고 세밀한 작가가 그곳을 정면으로 바라 보며 가슴에 품고 몇년을 깍고 다듬어 내 놓을때는 목숨을 걸만큼의 용기가 필요한것 아닐까요?

먼저 이 책을 본 처는 내가 이 책을 다 읽은 날을
기다려 인터스텔라를 다시 보자고 청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찰라가 지구의 몇십년 시간으로 출렁이는 거대한 가르강튀아의 모서리를 돌며 자신을 으깨는 기조력에 몸서리치며 산처럼 일어난 바다를 보며 말했다

“저게 보고 싶었어 자기야~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로 쭈욱~”

중력에 눌려 자신의 시간이 꾹 눌려 있는 동안 자신보다 나이가 들어 버린 자식들의 모진 원망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남자의 모습이 아무런 접점이 없는데도 그저 비슷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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