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X? 그냥 화면을 크게 해서 보는 거 아냐? 아무 극장에서나 보면 되지~"
"아~ 이런 답답한 양반을 봤나."
IMAX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대화를 해봤을 겁니다.
"아니 IMAX는 화면만 큰 게 아니라니까."
"영화도 똑같은 영화잖아."
"아니라니까~ IMAX로 촬영한 영화를 일반 상영관에서 상영하려면 화면 일부를 잘라내야 한다니까!"
"에이~ 설마..."
의외로 많은 분들이 IMAX를 단순히 스크린이 큰 영화관 정도로만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IMAX 영화와 일반 영화는 태생부터 완전히 다른 포맷입니다.
촬영하는 카메라부터 다르고, 사용하는 필름도 다르고, 화면 비율도 다르며,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후반 작업까지 거쳐야 합니다.
즉, IMAX는 큰 화면에서 상영하는 영화가 아니라 처음부터 IMAX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 포맷인 것입니다.
8월 5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모든 장면을 iMAX로 촬영한 오디세이가 개봉하는걸 기념하면서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바로
『IMAX 영화를 일반관에서 보면 왜 화면이 잘리는가?』
입니다.
IMAX는 스크린이 아니라 촬영부터 다릅니다.
많은 분들이 IMAX는 영화관의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IMAX의 핵심은 영화관보다 촬영 방식에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일반 영화는 일반 영화 방식으로 촬영하고, IMAX 영화는 IMAX 방식으로 촬영합니다.
그래서 촬영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두 영화는 서로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되는 것입니다.
첫 번째 차이. 촬영하는 카메라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많은 분들이
"IMAX는 후반 작업으로 화면만 크게 만드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촬영에 사용하는 카메라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일반 영화는 ARRI, RED, Sony 같은 영화용 디지털 카메라나 과거에는 35mm 필름 카메라를 사용했습니다.
반면 IMAX 영화는 IMAX 전용 필름 카메라 또는 IMAX 인증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합니다.
대표적으로
- 오펜하이머
- 인터스텔라
- 덩케르크
같은 작품은 실제 IMAX 70mm 필름 카메라로 촬영되었습니다.
최근 개봉한
- 듄
- 탑건: 매버릭
- 미션 임파서블
- 아바타
등은 ARRI Alexa 65, Sony VENICE, RED V-Raptor XL과 같은 IMAX 인증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되었습니다.
즉 IMAX는 촬영을 모두 끝낸 후 화면만 키우는 기술이 아니라, 촬영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IMAX를 전제로 제작되는 영화인 것입니다.
IMAX 카메라는 촬영하기도 훨씬 어렵습니다.
예전 70mm IMAX 필름 카메라는 일반 영화 카메라보다 훨씬 크고 무겁습니다.
카메라 한 대의 무게가 수십 kg에 달하기 때문에 배우를 따라 뛰어다니며 촬영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액션 장면에서는 특수 크레인이나 전용 리그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죠.
게다가 IMAX 필름은 일반 35mm 필름보다 훨씬 큰 필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필름 소모량도 엄청납니다.
촬영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바로 조명(광량) 입니다.
IMAX는 더 넓은 화면과 높은 해상도를 표현하기 위해 촬영 단계부터 훨씬 정교한 조명 설계가 필요합니다.
특히 70mm 필름 촬영에서는 충분한 빛을 확보해야 최고의 화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영화보다 훨씬 많은 조명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IMAX 촬영 현장을 보면 카메라뿐 아니라 조명 장비 규모도 일반 영화보다 훨씬 큰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도 IMAX 카메라를 사용할 때마다 "화질은 최고지만 촬영은 정말 힘든 카메라"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IMAX 인증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예전보다 크기도 작아지고 사용하기도 편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영화보다 더 높은 화질과 넓은 화면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 난이도는 훨씬 높은 편입니다.
두 번째 차이. 필름 크기 자체가 다릅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되기 전에는 대부분의 영화가 35mm 필름으로 촬영되었습니다.
35mm는 오랫동안 영화 산업의 표준이었습니다.
그런데 IMAX는 70mm 필름을 사용합니다.
"35mm보다 두 배 큰 거네?"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차이는 훨씬 큽니다. 일반 영화는 35mm 필름을 세로 방향으로 사용하지만, IMAX는 70mm 필름을 가로 방향으로 15개의 퍼포레이션(15/70) 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한 프레임의 면적이 일반 35mm보다 약 10배 정도 커집니다.
필름이 커질수록 더 많은 빛과 정보를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 해상도가 높아지고
- 디테일이 풍부해지며
- 초대형 스크린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IMAX 영상을 보면
"화면이 깨끗하다."
"입체감이 다르다."
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 차이. 화면 비율도 완전히 다릅니다.
카메라도 다르고, 필름도 다르지만,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바로 화면 비율(Aspect Ratio) 입니다.
일반 영화는 대부분 2.39:1이라는 와이드 화면으로 제작됩니다.
반면 IMAX는 1.90:1 그리고 70mm IMAX는 1.43:1
비율을 사용합니다.
숫자만 보면 감이 잘 안 오죠? 쉽게 이야기하면 IMAX는 위아래를 훨씬 더 많이 촬영합니다.
같은 장면이라도 일반 영화에서는 배우 상반신만 보이던 장면이 IMAX에서는 발끝까지 보일 수도 있고, 높은 건물도 더 높게,
우주도 더 넓게, 풍경도 훨씬 시원하게 담깁니다.
이렇게요

IMAX에서 영화를 보고
"와~ 화면이 확 트였네."
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런데 일반 영화관에서는 이 화면을 모두 보여줄 수 없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일반 영화관 스크린은 대부분 2.39:1 화면 비율에 맞춰져 있습니다.
반면 IMAX 영상은 1.90:1 또는 1.43:1입니다.
즉 IMAX 영상은 위아래 방향으로 훨씬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IMAX 영상을 아무 수정 없이 일반 영화관에서 틀면
위아래가 스크린 밖으로 넘어가 버립니다.
그렇다고 영상을 축소하면 이번에는 좌우 크기가 맞지 않아 화면이 작아지고 검은 여백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크롭(Crop) 입니다. 쉽게 말하면 위와 아래를 잘라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그냥 자동으로 잘라내는 걸까요?
영화가 완성되면 IMAX 버전과 일반관 버전을 각각 따로 제작합니다.
그리고 장면 하나하나를 보면서
"배우 얼굴이 잘리지는 않는지."
"자막은 괜찮은지."
"중요한 소품이 화면 밖으로 나가지는 않는지."
모두 확인하면서 화면 위치를 다시 조정합니다.
이 과정을 리프레이밍(Reframing) 이라고 합니다.
즉 단순히 위아래를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감독과 후반 작업팀이 일반 영화관에서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새로운 구도를 다시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IMAX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IMAX에서는 배우 발끝까지 보이던 장면이 일반관에서는 무릎 아래가 잘려 있기도 하고,
넓은 하늘과 풍경도 상당 부분 사라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같지만 감독이 의도했던 화면 구성 자체는 IMAX에서 훨씬 더 온전하게 감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iMAX가 왜 특별한지 조금 이해가 되시나요?
정리해 보자면 iMAX 영화는 일반영화와 달리
- 촬영하는 카메라가 다르고
- 카메라의 크기와 촬영 방식도 다르고
- 사용하는 필름 크기가 다르고(35mm vs 70mm)
- 촬영하는 화면 비율도 다르고(2.39:1 vs 1.90:1 vs 1.43:1)
-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하기 위해 크롭과 리프레이밍 작업까지 거쳐야 했습니다.
즉 IMAX는 단순히 큰 스크린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촬영부터 상영까지 모든 과정이 일반 영화와 다른 하나의 영화 제작 시스템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누군가
"IMAX? 그냥 화면만 큰 거 아니야?"
라고 이야기하면 저는 이렇게 말해주려고 합니다.
"아니~ IMAX는 화면이 큰 영화가 아니라, 더 큰 카메라와 더 큰 필름으로 더 많은 장면을 담아내고, 그 영상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 시스템이야."
이 한마디가 IMAX를 가장 잘 설명하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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