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바퀴를 굴리다.

초하류 2006. 6. 23. 09:10
얼마전 인라인을 구입했다. 벌써 부터 사고 싶었는데 가격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위험하다고 와이프가 말리는 통에 차일 피일 미루다 회사에서 이벤트차 싸게 옥션을 진행하는 틈을 이용해서 하나 구입했다.

이제 한 8번정도 탔나? 처음엔 꼭 죄는 버클탓에 발목이 아프기도 하고 비틀거리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는데 이젠 어느정도 꼴사납지 않고 트랙에서 민패안끼칠 정도로 익숙해졌다.



서른이 넘고 나면 뭔가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할 기회가 자꾸만 사라진다. 이제껏 할줄 아는 것들만 하기에도 시간들이 부족하기도 하고 이 나이 먹고 버버거리는 꼴을 남들에게 보인다는게 멋적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뭔가 익숙하지 않은 것을 한다는 것은 은근한 재미가 있다. 당구를 첨 첬을때 천장이 당구다이로(여기서 당구대 이런 말쑥한 표현을 쓰면 감이 살질 않는다. ^^)보이는 그 재미, 자전거를 첨 배울때도 비틀 비틀 거리다 첨으로 양발을 페달에 올려 놓았던 그 재미란건 아는 사람은 아는 묘한 쾌감이 있는 법이다.

그렇게 비틀거리는 재미를 느끼고 나서 어느정도 익숙해 지자 이제 바퀴를 굴리는 재미가 느껴진다. 바퀴 얼마나 매력적인 물건인가 천천히 걸어 가는 정도의 노력만으로도 숨차게 달음박질 하는것 만큼의 스피드를 느끼게 해준다. 직선으로 질주할때의 스피드감도 스피드감이지만 체중을 옮기고 몸을 약간 기울이는것 만으로도 예각을 그리며 코너를 날렵하게 빠져 나왔을때의 느낌이란 역시 바퀴를 굴릴때만 느낄수 있는 종류의 쾌감이다.(스케이트? 그건 예외로 하자.. 지금은 여름이니까 ㅎㅎ)

조심 조심 앞으로만 가려고 할때는 비틀거리는걸로 끝이 났지만 무리하게 코너를 돌려고 하거나 옆에서 콘 사이를 날렵하게 통과하며 슬라럼 실력을 뽐내는 어린 친구 흉내를 내려고 하다 보면 꽈당 엉덩방아를 찓기도 한다.

하지만 어떠랴 인라인 덕분에 집에서 이렇게 근처에 강변이 있다는것도 알게 되었고 오랜만에 몸을 움직여 운동 다운 운동으로 땀도 흘려보았으니 이정도면 과분한 보상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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