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용기 감상기

[에니] 별의 목소리 - 한없이 가벼운 디지털에 기대선 여린 영혼

초하류 2003. 11. 9. 15:32
디지탈은 세상을 한없이 가볍게 만든다...

생각없이 이리 저리 눌러대는 디지탈 카메라에 아날로그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콧등을 찡그려

댄다..

저렇게 가볍게 눌러대는 셔터로 어디에 쓸모있는 사진을 담아 낼수 있겠어 라고.. 하지만 디

지털 카메라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1000/1 초의 시간으로 떨어지는 물방

울을 멈추게 하고 한 낮에 내린 비 웅덩이에 늘어진 흐린 농구대의 그림자를 담아 낼수 있을

까.. 디지탈의 그 가벼움에는 가진자만이 누렸던 테크놀로지의 힘을 이제 만인에게 평등하게

나눠주는 다리 역활을 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일본에서 날아온 한편의 에니메이션은 디지털의 이런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1초에 20여장의 이미지들로 만드는 움직임이란 개인이 작업하기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특히나 이 작품처럼 메카닉의 움직임에 따른 자유로운 카메라웍이 빈번한 장면에서는 ...

하지만 별의 목소리는 디지털의 은총 덕분에 수십만톤의 우주선을 자유로운 카메라웍으로

무한의 우주에 날려 보낸다.

소년과 소녀의 애틋한 사랑이라는 닳고 닳은 이야기에 지구에서 기다리는 남자와 우주에서

메카닉을 조종하며 몇광년을 날아서 전투를 벌이는 여주인공이라는 조금은 낮선 설정과 함께 문자메시지로 대표되는 아날로그에 가장 가까운 디지털 의사교환 방식으로 이야기는 시중일관 긴장의 끈을 놓지지 않고 있다.

지구 저편으로는 실감나지 않을 영원이란 시간을 위해 빛의 속도로 8년 넘어 다른 은하계에

떨어져 서로에 대한 그리움에 몸을 떠는 주인공들은 기다리는 남자와 싸우기 위해 떠나는

여자라는 비틀기 위에다 그리움으로 눈물을 흘리며 메세지를 보내는 여자와 냉정하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남자라는 익숙한 모습을 오버렙 시켜 양쪽의 감성에 모두

손을 뻗는다.- 극중에서 남자 주인공 노모르군은 문자 메세지를 받기만 할뿐 절대 답장을 보내

지는 않는 터프한 모습을 보여준다. ^^;-

군대 군대 덜 세련련되고 허술한 케릭터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지만 매끈한 3D와 2D 셀을 연상시키는 케릭터를 큰 무리 없이 조화시킨 능력은 말할것도 없거니와 일상의 세세한 에피소드로 소년 소녀의 애절할 감정을 표현해 내는 감수성에 이르기 까지.. 이 모두를 혼자의 힘으로 끝낸 신카이마코토감독은 천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사람인거 같다.


이제 개인의 꿈이 스크린에 바로 투사 되는것만 남은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