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단이 평양으로 출발 한다고 합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033082 ) 얼마전엔 이산가족이 상봉 하기도 했습니다. 맘처럼 착착 진행 되지는 않고 있지만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문재인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은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 딸아이와 마눌님과 함께 유럽여행을 갔었습니다. 그때는 전쟁에 대한 위기감이 무척 고조되고 있을때라 여행 떠나기 전날 혹시 여행중에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의 상황은 그야말로 상전벽해 입니다.
그런데 주말동안 딸아이 방을 만들기 위해 이런 저런 짐들을 정리하면서 예전에 사 놓았던 디비디타이틀속에서 두편의 다큐멘터리를 발견했습니다.
독립영화로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후카이도 조선인 고등학교 이야기를 다룬 우리학교와 아들 3명을 북으로 보낸 조청련 간부의 이야기를 다룬 디어평양이었습니다. 디어평양은 2006년 우리학교는 2007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들이 개봉되던 시기는 김대중 대통령의 뒤를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고 연평해전이나 서해교전등의 국지적 문제가 없진 않았지만 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공단이 문을 여는등 남북화해무드가 점차 현실적인 문제로 까지 진행 되고 있는 때였습니다.
디어평양은 체제 선전을 위해 제일 일본인들의 교육사업을 지원하던 북한을 위해 젊은 시절을 조청련 활동가로 일했던 아버지의 이야기 입니다. 그는 젊은 시절 3명의 아들을 모두 북으로 보냈습니다. 북한의 사정이 곧 더 나아지면 자유롭게 왕래도 가능하고 차별받는 일본 보다는 조국에서 아이들이 자라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딸의 시선으로 바라본 아버지는 더이상 젊은 시절처럼 열정적인 조청련간부가 아닙니다. 그저 나이들고 몸 이곳 저곳이 편치 않은 노인입니다. 아직도 김정일의 영도력으로 조국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들들을 북으로 보낸것을 후회 하고 그렇게 반대하던 딸의 대한민국으로 국적변경도 허용합니다.
마치 아들들을 북으로 보낼때 처럼 남과 북이 그때까지 보여준 화해무드와 평화통일을 위해 나아가는 모습이 그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학교는 후카이도에 하나뿐인 조선인 고등학교 학생들과 3년동안 동거동락한 김명준 감독의 작품입니다. 재일 한국인으로써 조선인 학교 다니면서 선후배 동기들 그리고 선생님들과 부대끼며 한국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고 차별 속에서도 동포들과 함께 커가는 아이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 나가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말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기전 학생들이 조국 방문을 하게 됩니다. 국적은 한국과 조선 일본으로 다양하지만 이 아이들은 북한으로 조국방문을 떠납니다.
왜 북한으로 가느냐는 인터뷰에서 선생님은 국적이 조선인 아이들에 대해 시시콜콜 따지는 통에 고개까지 숙여 가며 가고 싶지 않아 북으로 간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북으로 떠나는 날 다큐멘터리의 감독은 육로로 금강산을 가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학생들과 망경봉호를 타고 북으로 들어가 촬영하는것은 불가능 하다며 아쉬운 마음을 나레이션으로 담았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남과 북이 지금보다 더 자유롭게 왕래하고 종래에 하나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이야기 합니다.
이 두편의 다큐멘터리는 남북관계가 얼마나 뒷걸음처왔는지 보여줍니다. 개성공단이 열리고 북한의 물자가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남북관계가 급격히 호전될때 이 사람들은 얼마나 간절하게 기뻐했을까요. 그리고 이명박을 거쳐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 되면서 급격히 냉각되었던 남북 관계가 급기야 개성공단 철수와 함께 곧 전쟁이 날것 같은 일촉즉발의 사태로 진행될때 얼마나 실망하고 힘들어 했을까요.
우리는 먼길을 돌아서 이곳에 다시 섰습니다. 많이 온것 같지만 아직 많은 부분이 뒷걸음질 치기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 경제학자들이 가끔 우리나라를 두고 부러워 한다고 합니다. 세계 20위권의 경제대국이 아직도 남북통일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가능한 모멘텀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말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한민족이어서가 아니라 경제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체제 정착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이제 더이상 뒷걸음질 치지 말고 한걸음 한걸음 우직하지만 확실히 나아 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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