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더 올 뉴 아틀라스? 완전히 새로운 자본주의

초하류 2026. 1. 26. 22:22

요즘 현대자동차 노조와 회사 사이에서 '아틀라스'라는 로봇 도입을 두고 말들이 많더군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그 물구나무 서고 덤블링하던 로봇이 이제 공장에 들어온다고 하니, 현장 분들에게는 내 일자리를 뺏으러 온 터미네이터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시선을 돌려 사무실 쪽을 보면 풍경이 참 묘합니다. 개발자나 사무직 친구들은 챗GPT 같은 LLM(거대언어모델)이 나오자마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유료 결제까지 해가며 업무에 써먹고 있거든요. 그들에겐 AI가 내 일자리를 뺏는 괴물이 아니라, 내 야근을 줄여주고 내 몸값을 올려주는 '똘똘한 부사수'인 셈입니다.

여기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생산직도 아틀라스를 '반대'할 게 아니라 '점유'해버리면 어떨까요?

회사가 로봇을 사서 사람을 밀어내는 구도가 아니라, 노동자가 로봇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내 장비'로 삼아 일을 하는 것이죠. "내가 이 로봇을 운용해서 기존보다 서너 배의 물량을 빼낼 테니, 그 수익의 일부는 내 몫으로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과연 회사가 이런 걸 허용할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런 판을 짜라고 노조가 있는 것이고, 국가와 사회가 존재하는 것이겠죠.

사실 자본주의라는 게 참 지독합니다. 남극에서 냉장고를 팔고 아프리카에서 담요를 파는 게 자본주의의 숙명이라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자극해서라도 어떻게든 길을 찾아내고야 마는 무서운 생존 본능이 깔려 있습니다. 시스템의 나사못 하나를 바꿔 끼우든, 아예 기계를 새로 들여오든, 자본주의는 결국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수익을 낼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

노조 역시 이제는 구태의연한 반대 구호만 외칠 때가 아닙니다. "로봇은 우리 것"이라는 이런 거대 담론을 먼저 던지고, 그 논의에서 승리해야만 비로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테니까요.

너무 긍정적인 이야기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사실 주변을 둘러보면 너무 암울한 예측들이 많고, 실제로 그런 시나리오들이 현실이 될 가능성도 훨씬 더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제가 하는 이런 말들도 닥쳐올 미래를 알지 못하는 방구석 여포의 공허한 울림일지언정, 이렇게라도 뭔가 틈을 찾아봐야 조금이라도 숨 쉴 구멍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The show must go on"**이라는 말처럼 쇼는 계속되어야 하고, 영화 인터스텔라의 대사처럼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니까요.

아버지가 사오셨던 전축의 바늘이 LP판을 긁으며 소리를 내듯, 로봇도 결국 인간의 욕망이 닿아야 비로소 가치 있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도구일 뿐입니다. 그 도구의 손잡이를 누가 쥐느냐, 그 결정권에 우리 노동의 미래가 달려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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