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262

블로그 있으세요?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블로그 주소를 알려주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고민이 없었다. 물어 보면 E-mail 주소처럼 당연히 알려 주었을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엔 주소를 적어 주면서 한번 놀러 오라고 까지 했으니까 하지만 요즘은 누군가가 블로그 주소를 물어 오면 잠시 주춤 하게 된다. 알려줘도 괜찮은 걸까 머뭇머뭇 하게 되고 결국 대부분은 웃으면서 비밀이에요 하고 둘러대 버린다. 어째서 그런 걸까 블로그에 좀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하길 바라면서 정작 오프라인에서 알고 있는 친구나 친지 회사 동료들에게는 블로그 주소를 알려 주기가 쉽지 않은 걸까 초하류와 실제의 나 사이에 존재하는 어색한 간극을 들키고 싶지 않고 초하류로서의 자유를 실제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을 의식함으로써 제약 받고 싶지..

초하류's Story 2005.10.15

중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을 보면 생각 나는 에피소드

초하류는 중국어를 할 줄 안다 아주 조금 할 줄 안다. 할줄 안다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의 조금이다. 대학교 4학년때 아르바이트로 어찌 어찌 하다 중국에서 4개월간 일하게 됐었다. 같이 일하던 중국 엔지니어에게 짧은 중국어로 몇마디를 하자 그 엔지니어는 무척 놀라워 했다. 그도 그럴것이 국내 모 대기업의 그 생산라인에서 중국어를 할줄 아는것은 메니저급 이상의 한국인들 뿐이었기 때문이다. 바닦쓸고 라인 깔고 다니는 시다가 갑자기 중국어를 하니 놀라는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 중국 엔지니어는 내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 그러면 영어는 무척 잘 하겠군요" 난 당연히 영어를 잘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엔지니어는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아니 영어도 마스터 하지 않았는데 중국어는 왜 배웠..

초하류's Story 2005.10.07

짝짓기 프로그램들의 사랑 大 바겐세일

"정말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멋진 외모의 두 남자가 아름다운 한 여성 앞에서 비장한 얼굴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그것도 매주 다른 여자 앞에서 그리고는 사랑을 차지 하기 위해서 춤과 노래를 선보이고 우스꽝스러운 탈을 뒤집어 쓰고 결투를 벌이고 코끼리 코로 열 번을 맴돌고는 비틀거리며 외 나무 다리를 건넌다. 매주 토요일 각 방송사들은 이렇게 사랑을 판다. 너무 새빨개서 오히려 헷갈리는 거짓말로 예쁘게 포장된 사랑은 유사이래 가장 큰 정체성의 혼란에 빠진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다. 진행중인 업무에 투입된 인력과 시간을 모두 돈으로 환산하는 기성고처럼 돈이라는 척박한 잣대로 모든 것을 객관화 시킬 수 있다. 그런데 꼭 사랑도 그렇게 발가벗겨 놔야 속이 시원할까? 잘 팔린다는 건 알겠는..

초하류's Story 2005.09.13

디지털로 추억하기

예전에 자취할때 부엌을 그린 그림입니다. (물론 이 그림도 예전에 그린 그림입니다.) 지금도 좁아 터진 주공 아파트에 살지만 저때와 비교 하자면 상대도 되지 않게 환경이 좋와 졌습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차이라면 아마도 세월이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지 않을까요 제가 그린 이 그림도 디지털이라는 이유로 그릴때 그대로의 화질로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 기억은 벌써 불러가 많이 먹어서 뽀샤시해 졌는데 말이죠 서서히 세월의 흐름에 맞춰서 바래져 가다가 마침내 사라지는 아날로그와는 달리 생성된 그대로 조금도 변하지 않는 디지털은 아무래도 추억을 회상하기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도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손바닥만한 제 하드 디스크 여기 저기에 조금도 변하지 않고 묻어 있는 추억들과 가끔 마주 칠때 마다 어..

초하류's Story 2005.09.01

내 아이디 이야기

군대를 재대하고 빡세게 알바를 두달한 돈 200만원을 톡톡 털어 컴퓨터를 구입하고 1주일이 지났을까? 컴맹이었던 저는 이것 저것 어렵게 프로그램을 작동 시켜 하이텔에 접속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아마 무척 심심하던 토요일 오후 였던걸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시스템이 요구하는 데로 사용자번호와 비밀번호를 지정하고 잠시후 확인 전화가 걸려 왔죠. 마치 처음 먹어 보는 음식을 시식하는 미식가 처럼 아무도 밟지 않은 처녀봉을 오르는 등반가 처럼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겁도 없이 걸어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나는 아무개로 불리는 이름 대신 나를 지칭하는 적어도 그 시스템 안에서는 유니크한 ID 사용자 번호라는 것을 이용해 타인과 나를 구별하더군요. 지금은 돈을 지불하고 구입한 아바타와 아바타의 악세사리등으로 화려한..

초하류's Story 2005.08.29

나는 ESFP형 인간이란다.

사교적이고 활동적이며 수용적이고 친절하며 낙천적이다. 현실적이고 실제적이며 친절하다. 어떤 상황이든 잘 적응하며 수용력이 강하고 사교적이다. 주위의 사람이나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관심이 많으며 사람이나 사물을 다루는 사실적인 상식이 풍부하다. 물질적 소유나 운용 등의 실생활을 즐기며, 상식과 실제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의 일 즉, 의료, 판매, 교통, 유흥업, 간호직, 비서직, 사무직, 감독직, 기계를 다루는 분야를 선호한다. 때로는 조금 수다스럽고, 깊이가 결여되거나 마무리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으나, 어떤 조직체나 공동체에서 밝고 재미있는 분위기 조성 역할을 잘한다. 직설적으로 말하고 흥분을 잘하며 목소리가 크다 집에 있으면 무기력한 느낌이 들고 쉬는 날은 거의 외출 청소나 빨래를 제시간에 하지 ..

초하류's Story 2005.08.23

Zero 에 거는 기대

금요일 퇴근길 아직 5일을 일하고 나서 한주가 끝난다는것이 익숙하지 않은 탓에 거리와 술집은 북적거리지만 몸이 따라가질 않는다. 힐끔 눈에 보이는 로또 판매글 주머니 속 점심을 먹고 받은 천원짜리들을 손끝으로 헤아리며 이리 저리 계산을 굴려본다. 이 돈을 내게 쓰면 내가 그 돈에 대한 댓가를 누릴수 있는 확률은 100%다 하지만 그 돈들이 내게 해 줄 수 있는것은 그렇게 많지가 않다. 하지만 820만분의 1이라는 제로와 다르지 않은 확률이 내게 해 줄 수 있는것은 참으로 매혹적이다. 잠깐의 망설임 100%의 확률로 나를 위해 이 돈을 소비할것인가 제로에 가까운 확률로 이 돈을 날려 버릴것인가 스스로에게 2000원을 버리겠다는 말을 다섯번 꼬고 여섯번 접어서 "돈 이천원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걸 뭐" 하고 ..

초하류's Story 200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