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일부러 찾아서 먹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술을 싫어 하지도 않는다. 술을 적당히 마시고 나서의 그 기분좋은 취기는 다음날 숙취에 힘들어 하지 않는다면 기분 좋은 환각이다. 술을 왜 마실까? 나는 기본적으로 술은 쾌락을 위해 마신다. 술을 마시고 나면 내 온몸의 감각기관들은 소스라친듯 민감해 지고 예민해지고 모든 자극들은 힘찬 안티엠프를 거친 전기 신호가 박력있게 스피커의 콘을 흔들듯이 나를 흔들어 깨운다. 같은 음악을 들어도 같은 사진을 봐도 같은 공간에 있어도 알콜이 더해진것과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말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다. 내가 태어난 대한민국과 내가 살아온 나이와 알량한 사회적 위치 따위 쾌락을 위해서는 전혀 쓰잘대기 없는 껍질을 마치 실력있는 횟집 요리사가 발라내 접시 아래쪽이 비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