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장

흔한 결혼한지 8년만에 아이 가진 이야기 - 3

초하류 2018. 3. 14. 13:56

3. 너에 진통이 느껴져(2011.09.04 21:00)


택시 안에서도 마눌님은 핸드폰에 문자로 진통 시간을 계속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띵똥, 띵똥~~ 덩달아 제 스마트폰도 진통 시간 메세지가 알람으로 계속 울려댔습니다.


 


"자기야 그거 소리 좀 꺼.."


"알았어.."


 


소리를 끄자 이번엔 스마트폰 진동이 드륵 드륵 울립니다. 마눌님이 아프기 시작할때 아픈게 끝났을때 스마트폰도 같이 진동을 울립니다. 제 오른손을 쥔 마눌님의 손이 움찔 하고 나면 잠시후에 스마트폰도 같이 우웅 울리기를 얼마나 했을까 차는 어느세 아파트 근처에 도착했습니다.


 


"날씨도 선선하니 출산하기 딱 좋은 날씨에요. 요즘 스마트폰으로 별게 다 된다더니 애기 태어나는 것도 뭔가 신호를 주는 모양이죠? 순산하세요~"


 


택시 기사님이 덕담을 뒤로 하고 아파트로 올라온 우리는 출산 전 체크리스트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초산 때는 배가 많이 아파서 병원에 가도 한참 있다 다시 오라고 빠꾸 맞고 그런다는데 우리도 그런 거 아닐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예정일도 지났고 했으니 병원엔 가봐야지"


 


마눌님은 병원 갈 때를 대비해서 싸 놓은 가방을 다시 한번 펼쳐서 스마트폰의 체크 리스트와 꼼꼼히 비교해 보고는 샤워를 하러 욕실에 들어갔습니다.


 


큰 수건을 들고 기다리고 있자니 왠지 벌써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뛰고 티브이나 영화에서 수없이 보았던 출산장면이 머릿속을 마구 지나갔습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서 볼이 빨갛게 된 마눌님에게 큰 샤워타올을 걸쳐주면서 말했습니다.


 


"아 이제 이 빵빵 하고 뽈록한 귀여운 배꼽을 볼 수 없게 되다니 좀 섭섭한데?"


 


"퍽"


 


마눌님은 제 등짝에 분노의 스매싱을 날리곤 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빨리 입고 나와.. "


"몰~라~~"


 


그리곤 조금 있다가 갑자기 또 스마트폰이 우~~~웅 울리더니 장문의 문자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조이야 지금 나오려고 하니? 아니면 그냥 나올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거니. 3일전 의사선생님이 네가 엄마 아빠 보러 나올 거라고 말해주신 날 병원에 갔더니 니가 아직 나올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하셨단다. 그래서 엄마는 병원에 가는 게 조금 뭐랄까 부끄럽다고나 할까? 가슴이 막 간질 간질 하다고나 할까.. 그래. 아빠는 그런 엄마 마음도 모르고 엄마 배꼽을 놀리는구나. 조이가 나중에 나와서 아빠 때찌해줘 엄만 너가 밀어 내서 뽈록해진 엄마 배꼽도 너무 예쁘단다. 사랑해 조이야~"


 


마눌님의 긴 문자를 보니 문득 마눌님이 조이를 위해 처음 보냈던 문자가 생각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