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장

흔한 결혼한지 8년만에 아이 가진 이야기 - 4

초하류 2018. 3. 14. 13:57

4. 전화는 위복된다. 


"난~~ 몰라~ 이게 뭐~야~~"


 


대표님께서 주신 팩을 한 마눌님은 다음날 울상이 되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피부가 민감한 편인 마눌님의 얼굴이 벌겋게 성이 나 있었습니다. 볼 쪽은 우둘 두들 뭔가가 나고 얼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진단을 위해 병원에 갔더니 의사선생님께서는 팩을 의심 하시면서 상태가 매우 안 좋다며 스테로이드 처방을 주시고는 말씀 하셨습니다.


 


"제가 보기엔 그 팩에 뭔가 환자분과 맞지 않는 성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피부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스테로이드를 처방했고요 혹시 임신 계획이 있으시면 치료가 끝날 때 까지는 중지 하셔야 할 거 같네요"


 


복잡한 머릿속을 추수 리며 병원을 나서려고 하는데 갑자기 쫙 하고 등 짝에 소리가 났습니다.


 


"아야 ~" 라고 소리를 지르며 왜 때려~~를 크게 외치려고 들이 마셨던 호흡이 목에 턱 걸렸습니다. 마눌님의 큰눈에 눈물이 그렁 그렁 맺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3월 말이었습니다. 하늘이 파랗게 맑았습니다. 구름도 적당히 둥둥 떠 있었고요 환하게 등불을 켠 것 같이 목련이 덩실 하게 피어있던 병원 앞에서 저는 마눌님을 안고 하늘을 처다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저도 눈물이 떨어져 버릴 것 같았거든요. 가슴팍에 머리를 부딪히며 우는 마눌님의 어깨를 다독여 주어야 했거든요.


 


"지금까지도 애없이 잘 살아 왔는데 우리 팔자엔 애가 없나봐"


 


그리곤 정말 애 이야기는 없던걸로 된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마눌님의 치료는 생각보다 길어져서 가을이 깊어져서야 끝이 났거든요. 그리고 오랜만에 전사 워크샵에서 시간 걱정 없이 동료들과 홀가분하게 한잔 기울이고 있는데 스마트폰이 드으윽 울렸습니다.


 


"자기야 내일 알지?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우리 힘내자~~" 


 


오래된 2G폰 문자판을 꾹꾹 눌러 보낸 마눌님의 메세지


 


늘 워크샵을 가면 술이 떡이 되도록 마셨지만 그날은 덕분에 적당히 눈치껏 마시고 잠자리에 어떻게 들었는지 기억할 수 있는 상태로 잠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