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272

영화에 대한 소유욕

나는 영화를 좋와한다. 사실 좋와한다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좋와한다. 중학교1학년이 되어 한달 단위로 용돈을 받게 되고 동시상영으로 영웅본색 1편과 2편을 본 순간부터 영화를 좋와하게 됐다. 두시간여 동안 모든 감각을 차단 당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영상과 음향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그리고 모든 사랑하는것에 대해 그런것 처럼 영화에 대한 소유욕이 생겼다. 하지만 그 당시엔 방법이 없었다. 비디오는 너무 비쌀뿐만 아니라 화질도 너무 나빴고- 분노의 역류 비디오에는 사실상의 주연중에 하나인 불이 전혀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으니까-그나마도 시간이 지나면 급격하게 화질이 떨어졌다. 그래서 그 당시의 나는 모든 영화를 최소한 두번 이상 봤다. 그렇게 여러번 보는것으로 영화를 머릿속에라도 소장하고 싶었던거 ..

초하류's Story 2005.05.06

쾌락을 즐기려면 쾌락을 이겨야 한다.

술을 일부러 찾아서 먹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술을 싫어 하지도 않는다. 술을 적당히 마시고 나서의 그 기분좋은 취기는 다음날 숙취에 힘들어 하지 않는다면 기분 좋은 환각이다. 술을 왜 마실까? 나는 기본적으로 술은 쾌락을 위해 마신다. 술을 마시고 나면 내 온몸의 감각기관들은 소스라친듯 민감해 지고 예민해지고 모든 자극들은 힘찬 안티엠프를 거친 전기 신호가 박력있게 스피커의 콘을 흔들듯이 나를 흔들어 깨운다. 같은 음악을 들어도 같은 사진을 봐도 같은 공간에 있어도 알콜이 더해진것과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말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다. 내가 태어난 대한민국과 내가 살아온 나이와 알량한 사회적 위치 따위 쾌락을 위해서는 전혀 쓰잘대기 없는 껍질을 마치 실력있는 횟집 요리사가 발라내 접시 아래쪽이 비치는..

초하류's Story 200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