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김예슬이 맞을 칼은 나눠 먹어야 산다.

초하류 2010. 3. 11. 21:47
상품가치 들통났다, 긴장해라 대학들아

김예슬이라는 고려대학교 3학년생이 자발적으로 학교를 그만두면서 쓴 대자보가 사회적으로 꽤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학문 연구라는 대학의 본질적인 가치보다는 취업을 위한 자격증으로 전락한 대한민국의 대학을 향해 완전하게 맞서려는 그 출사표에는 앞으로 자신에게 겨눠지고 찔려질 사회라는 시퍼런 칼날을 움찔하게 만들 기계가 서려 있다.

하지만 그 수만은 칼들은 결국 김예슬에게 슬금 슬금 접근해서 여기저기를 찌를 것이다. 그것은 결코 단번에 심장을 겨냥해 오지 않는다. 땅을 딛고 서있어야할 허벅지에 몸을 떠 받쳐야할 허리에 일을 해야할 팔뚝에 조금씩 상처를 입히고 조금씩 더 깊숙히 찔러 들어올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김예슬은 계속되는 출혈과 함께 온몸이 망신창이가 되어 쓸쓸히 죽어갈 가능성이 높다.

일대 다수의 싸움은 언제나 다수가 유리하게 마련이다. 최소한 다수대 다수가 될때 그 싸움은 해볼만한 가치를 가진다. 지금은 김예슬 하나지만 사회 전체가 대학의 기능에 대해 올바른 시선을 가질때 대학은 대학 본연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을것이다. 칼은 나눠 먹어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