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잡담

독수리5형제? 아니 말빨5형제 알쓸신잡의 프로 말빨러들

초하류 2017. 6. 15. 10:30

삼시세끼, 윤식당, 신서유기등 내놓는 프로그램마다 승승장구중인 나영석PD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사전 줄여서 알쓸신잡이라는 길고도 알기 힘든 제목의 프로그램으로 다시 한번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음악하는 유희열, 정치하다 글 쓰는 유시민, 맛칼럼리스트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뇌과학자 정재승이라는 생뚱맞고도 예능과는 별 상관이 없을것 같은 조합의 출연진이 하루동안 국내 도시 하나를 여행 하면서 이런 저런 아무말 대잔치를 벌인다는 컨셉의 이 방송은 1화와 2화 모두 5% 중반대의 성공적인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알쓸신잡의 성공 요인으로는 스토리대로 찍는다기 보다 출연자들에게 부담감을 덜어 주는 대신 충분한 촬영 시간을 확보해서 찍은 후 촬영된 별개의 사건 혹은 별거 아닌 사소한 장면들을 한땀한땀 조금은 과도한 BGM과 함께 엮어 스토리를 만드는 나영석PD 특유의 감각을 기본으로 각자 분야에서 엄청난 내공과 경의적인 잡학다식으로 인문학과 과학, 뻘드립과 아재개그가 난무하는 출연진들의 아무말 대잔치가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

 

이 다섯명의 아재들은(막내인 정재승박사가 72년생 유재석과 서태지 동갑으로 빼박캔트 아재들이다) 모두들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말빨을 탑재하고 있지만 모아 놓고 나니 조금씩 다른 유형의 말빨러들이었는데 어디가서 말빨로 밀리고 싶지 않은 일반인들도 참고할 만 하여 한번 정리해 볼까 한다.

 

유시민 : 원탑 리베로

체력(상식) : 극상

순발력(유머, 위트) : 상

전투력(우기기) : 상

경험치(사회경험) : 상상

 

말을 잘한다라는 분야에서는 거의 최상급 학생운동에서 장관을 거쳐 대선후보까지 두루 거친 인생경험에 역사, 문학 같은 인문분야나 물리,생물 같은 과학분야까지 어느 한부분 빠지는 곳이 없는 말빨 완전체. 예전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사석 술자리에서 막말까지 더하면 이 사람을 말로 이기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필요에 따라 빈정대기, 비꼬기, 밀당, 팩트폭행, 아재개그 등 대화를 주도하기 위해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까지 완벽하게 구사한다.

 

김재동이나 유재석 신동엽같은 말빨러들이 순간적인 상황을 비틀거나 꼬집어서 말한다면 유시민은 자신만의 컨텐츠를 누구나 알기 쉽게 이야기해주는 능력이 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사이 사이에 끼어 드는 순발력도 발군이고 끼어 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상식을 바탕으로 진행 되는 이야기에 가지를 치고 다른 주제로 대화를 확정해 가는 능력도 경이롭다.

 

단 지나치게 폭주하는 경우 대화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리기도 하는 단점이 있다. 최근 썰전을 통해 획득한 개그적 요소로 예전의 날카롭기만 하던 느낌에서 푼수 끼 있는 아재이미지까지 획득해 말빨로 이룰 수 있는 최고의 단계에 올라 버린 사기 케릭이 되어 버렸다.

 

자신이 글 잘 쓰는 이유는 읽었던 책을 반복해서 읽는 정도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읽었던 책 다시 읽어도 읽을 때 마다 새로운 수준이기 때문에 별 도움이 안되는것 처럼 유시민의 말빨은 보고 배운다기 보다는 그저 말빨 완전체가 저런 모습이겠거니 하는 기분으로 봐주는 것이 좋겠다.

 

황교익 : 유시민 하위호환

체력(상식) : 상

순발력(유머, 위트) : 중

전투력(우기기) : 중

경험치(사회경험) : 중

 

맛칼럼 리스트 답게 음식에 관해서는 타에 추종을 불허하는 지식을 소유하고 하고 있으며 음식 이외에도 문학이나 과학 분야에 걸쳐 두루 깊은 상식을 보유 하고 있다.

 

유시민이 없다면 유시민의 리베로 자리도 소화 할 수 있겠지만 천하에 태양이 둘이 될 수 없듯이 워낙 걸출한 유시민에 밀려 음식 이야기에서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반인들 중에 소위 말빨이 좋다는 사람들이 흔히 보이는 패턴인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 분야에 대해 어떤 자리에서도 밀리지 않을 만큼의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기타 분야에 대해서는 피자 도우 처럼 얇지만 넓게 그러나 결코 구멍은 나지 않는 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 스타일

 

얇고 넓은 상식을 바탕으로 일단 이야기에 끼어 들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전문 분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스타일은 일반인도 참고할 만하다.

 

유희열 : 타이밍과 감각

체력(상식) : 하

순발력(유머, 위트) : 상상

전투력(우기기) : 상

경험치(사회경험) : 중

 

오랜 방송경험과 기본적으로 태어 날 때부터 탑재된듯한 깐족거림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빈틈을 노려 치고 빠지는 스타일.

 

자신의 컨텐츠가 있다기 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절묘한 시점에 반전의 공격으로 웃음을 만들어 내는 대화에 최적화된 타입.

 

맥락을 잘 이해하고 타이밍을 치고 들어가는 이런 감각은 배운다기 보다 타고 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어설프게 따라 하다간 남에말 허리 댕강 잘라 먹고 분위기만 썰렁하게 만드는 밉쌍으로 찍힐 수 있으니 일반인들이 따라 하기엔 유시민 만큼이나 쉽지 않은 스타일이다.

 

김영하 : 컨텐츠와 타이밍

체력(상식) : 중상

순발력(유머, 위트) : 중

전투력(우기기) : 중

경험치(사회경험) : 상

 

소설가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남들과 다른 감각적인 문장을 구사한다. 남자들 끼리의 대화에서는 느끼하다, 혹은 잘난척한다며 야유 받기 쉬운 스타일로 여자사람과 썸 탈때 적절한 타이밍에 멋진 대사 한 두마디로 심쿵한 상황을 만드는 스타일이라 하겠다.

 

김영하의 스킬을 시전 하기 위해서는 조금 과묵해도 용서 받을 수 있는 외모적 완성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자신의 외모부터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모가 뒷받침 된다면 대여섯 가지 정도 특별한 표현이나 문장을 장착하고 과묵하게 상대방의 이야기에 미소로 맛 장구 치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준비된 문장을 발사하는 식으로 참고 할 수 있다.

 

정재승 : 디테일한 괴짜

체력(상식) : 상

순발력(유머, 위트) : 중

전투력(우기기) : 중

경험치(사회경험) : 상

 

정재승 박사는 과학자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다른 말빨러들 보다 과묵하다 하지만 대화에 참여할 때는 독특한 시선과 디테일로 승부한다. 인용구를 하나 던지더라도 원작자를 같이 언급한다던 지 명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정재승박사는 일반인들이 두가지 정도로 참고할만한데 첫번째는 특정분야에 대한 종결자다. 알쓸신잡에서도 과학에 관련된 논쟁만 나오면 정재승 박사에게 물어 보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즉 음악이 됐건 영화가 됐건 드라마가 됐건 특정 분야에 대해 깊은 지식을 통해 해당 분야하면 누구라는 식으로 각인 시킬수 있다면 말솜씨가 좀 떨어져도 자기 분야에 대한 지식만으로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남들과 다른 시각의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 되는거다. 과학자란 인간 본연의 비논리와 인식의 흐름에 따른 전계를 역행 하는 논리적인 인종이기 때문에 같은 사실을 보더라도 남들과 다른 독특한 시각을 가지게 되기 쉽다. 특정 사물이나 사건에 대해 본인만의 시각을 특화하게 되면 자신만의 스타일로도 대화에 참여 할 수 있게 된다. 단 이런 독특함 때문에 대화 상대자들의 반응이 와 독특하다 아니면 뭐야~~ 라는 식으로 조금 극단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단점이 있다.

 

다섯명의 말빨러들의 능력을 한번 분석해 봤다. 옛말에 신언서판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외모, 언변, 글쓰기, 판단력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요즘 외모지상주의 어쩌고 하지만 호랑이 담배 피우던 옛날에도 외모가 가장 앞자리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 외모야 이미 태어나 버린 이상 개선의 여지가 크지 않으니 그나마 노력으로 발전 시킬 수 있는 언변을 키울 수 있다면 나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되지도 않은 기대를 끝으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