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문장은 독자를 향해 친절하지 못하다. 하지만 최소의 단어로 마침표를 향해 달려가는 그의 문장은 힘이 있는데 그 힘은 왠지 모르게 절박함에서 나오는듯 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김훈 자신이 스스로의 글쓰기에 대해서 컴퓨터 없이 연필을 가지고 원고지에 꾹꾹 눌러쓰는것을 빗대어 글을 몸으로 밀고 나간다고 말하며 그 느낌이 없으면 스스로 글을 쓸수 없다고 말하기 때문인듯 하다. 흔히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영감에 의지한 예술인들의 창작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런 김훈이 말하는 밥벌이의 지겨움은 여타의 예술가들이 말하는 삶의 지난함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마치 내가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일로 생계를 이어가듯 글로 자신의 생계를 이어 가는 문필가가 말하는 밥벌이는 피할수 없는 영원한 숙제와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