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애니팡과 비쥬얼드

초하류 2012. 9. 17. 14:47
옛날 옛적에 PDA라는 최신기기가 있었다. 이건 요즘 애나 어른이나 모두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의 할아버지같은 기기다. 딱 스마트폰 만한 기기에 네트웍기능과 지금과 비교하면 너무나 열악한 하드웨어 성능때문에 이것 저것 제약도 많았던 기기였다. 그리고 이 PDA계에서 전설로 내려져오는 게임이 있었으니 바로 비쥬얼드다


itistory-photo-1


가로 세로로 같은색으로 3개이상 맞추면 보석이 사라지는 간단한 게임이지만 PDA액정 보호지를 모눈종이로 만들어 버리는 마성의 게임이었다. 마우스나 키보드와는 달리 액정을 직접 터치할수 있었던 PDA의 유저인터페이스와 딱 맞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이 비쥬얼드는 PDA운영 체제가 변형될때마다 가장 먼저 포팅 되는 게임이었고 아이폰에서도 물론 비슷한 게임이 많았다. 그런데 그저 비슷한 유형의 아류작들뿐이었다.

그런데 카카오톡에서 애니팡이라는 비쥬얼드와 비슷해 보이는 게임으로 대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애니팡은 단지 사용자가 많은 카카오톡이 밀어줘서 뜬것 같지는 않다

마치 PDA가 세상에 나온지 10년동안 가능성 타령만 하다가 mp3플레이어니 PMP들에 이리 치이고 저리 체여 목숨만 부지하다가 잡스를 만나 UI를 일신하고 네트웍을 더해서 전혀 새로운 기기로 태어났던것과 비견할만 혁신적 아이디어가 포함되어 있는것 같다

1분의 시간 제한과 플레이 횟수에 제한을 가하는 역발상

원판의 게임은 3개이상 같은 모양을 맞추면 점수가 나는것은 동일하지만 플레이 시간이 길어 지지 않고 1분으로 제한되어 있다. 게다가 플레이 횟수 자체도 제한이 있다.

이건 대부분의 게임을 만드는 제작사가 게임을 오래 더 많이 해주기를 바라는 기본적인 마인드에 대한 역발상이다. 애니팡은 한 게임에 딱 1분이란 시간만 주어지기 때문에 게임 자체의 스릴도 높아지지만 플레이 하는데 따른 부담도 사라졌다. 거기에 플래이 횟수제한은 사용자들을 감질나게 만들고 결국 카카오톡으로 서로에게 추천을 하고 하트를 날림으로써 소셜네트웍을 플랫폼으로 하고 있는 게임의 장점을 극대화 시켜서 더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 하게 만드는 효과를 빚어냈다.


랭킹은 내가 아는 사람들 끼리만

스마트폰이 나오고 실시간으로 온라인 랭킹이 나오는 게임은 흔했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랭킹을 자신의 카카오톡 친구들만으로 제한하는 과감한 기획을 실행했다.

등수라는 경쟁적인 요소를 아는 사람들로 제한함으로써 오히려 더 자극적인 경쟁이 될 수 있는 두번째 역발상 기획의 승리


세번째 추천과 하트 기부를 통한 자연스런 홍보

이제까지 소셜커머스는 말은 소셜이지만 결국 홍보는 포탈이나 기존 홍보 방식에 의존했다. 단지 많이 모이면 싸진다라는 특징만 있었다. 하지만 애니팡은 말그대로 홍보의 대부분을 소셜네트웍에 의지하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엄청난 사용자를 확보했다. 소셜네트웍 플랫폼이 가진 전파력을 증명한 사례인 셈이다.


아이폰은 네트웍과 혁신적인 UI를 통해 PDA에서 스마트폰이라는 전혀 다른 기기로 발돋움했다. 애니팡은 아이폰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역시 소셜네트웍과 역발상을 통한 혁신적인 기획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실력도 필요하지만 운도 필요한 게임, 서로 아는 사람들과 점수라는 객관적인 지표로 경쟁하는 게임, 서로가 게임을 위해서 서로에게 끊임없이 하트를 주고 받아야 하는 게임

애니팡은 생각보다 잘 기획된 게임이고 흥행도 생각보다 오래 갈것 같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