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대규모 공연은 오랜만이었고 5시 30분 부터 10시 가까이까지 스텐딩으로 공연을 즐겼는데 아직 까지 슬램만 하지 않는다면 무리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서태지 공연은 지난 8집때 전국투어를 건너 뛰었다. 6집 콘서트때에는 사운드가 정말 대규모 공연답게 흠잡을때 없이 휼룡했는데 7집때는 베이스가 지나치게 부스트 된것 처럼 벙벙 거리는 경우가 많아서 적잖게 실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콘과 합동 공연때 서태지밴드가 사용했던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했을것임에도 서태지밴드의 공연에서 벙벙 거리던 사운드가 다른 시스템처럼 바뀌는것을 경험 하고 나니 한계가 있구나 하는 생각에 공연장으로 가는게 조금 꺼려졌다.
이번 9집 콘서트는 사운드가 훨씬 좋아 졌다는 지인발 소식을 듣고(그 지인역시 나만큼 서태지빠이기 때문에 객관적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그래 이번에 들어갔다가 또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데 얼굴이라도 보자라는 심정으로 앵콜 콘서트를 예매했다.
공연장 분위기는 이전과 많이 달랐다. 이제는 공연이 매진되지도 않았고 앞자리를 차지 하기 위해서 몇일밤을 세워 기다리는 사람도 없었다. 서태지의 공연을 이렇게 쉽게 보다니.. 하는 생각이 들정도.. 격세지감..
공연장에 입장하자 일단 무대에 감탄했다. 앨범 속지를 형상화한 무대셋트는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일러스트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재현해냈다. 딸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을만큼 예쁜 무대였다.
공연은 오프닝밴드도 없이 바로 시작되었는데 30곡이라는 길고 긴 셋리스트였다. 걱정했던 사운드는 확실히 나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베이스쪽이 너무 강조 되는듯 한 느낌이 들었는데 Watch out에서는 베이스뿐만이 아니고 모든 사운드가 마구 뭉처져서 이게 같은 시스템에서 나는 소리인가? 하는 느낌이 들정도 였다.
공연 뒤쪽으로 갈수록 사운드는 점점 안정되었고 확실히 7집보다는 훨씬 좋은 사운드였다. 오랜만에 귀만이 아닌 온몸으로 듣는 음악 다운 음악..
3시간을 혼자서 내리 달리는 공연은 간간히 서태지의 멘트와 뮤지컬풍의 짧은 소품까지 다채롭게 구성되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공연이 끝나고 생각해 보니 서태지 정도의 완벽주의자가 만든 사운드 치고는 실망스러운 점들이 눈에 뛰는(요즘 거의 셀프로 레코딩, 믹스다운까지 하는 음반의 퀄리티와 비교하면 ..더욱)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그건 아마도 서태지 자신의 음악이 너무 넓은것이 이유가 아닐까? 이번 앵콜 콘서트에서도 발라드, 힙합, 째즈, 그런지, 랩매탈까지 정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선보였다. 서태지 자신이 걸어온 작품들이 그러하니 스타일을 통일 시키기 위해 편곡을 하는것도 한계가 있다. 아마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소화 하다 보니 공연장의 믹싱 엔지니어의 한계가 되었건 장비의 한계가 되었건 조금은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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