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서태지팬이긴 하지만 공연 욕심은 크게 없었다. 그저 전국투어 하면 한번, 그리고 앵콜 한번 정도로 끝냈는데..
이번 태지 활동기간에는 전국투어는 못갔고 앵콜공연만 갔었다. 그런데 앵콜 끝나고 왠 클럽공연 당근 참석했다. 특이하게 첫날은 여자만 둘째날은 남자만 마지막날은 혼탕.. 주저없이 남탕을 골랐다. 왜? 모르겠다. 그냥 처음부터 남탕에 가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태지 클럽 공연에서 바랬던건 두가지다.. 남자만 모인 공연? 소싯적에 홍대 클럽 좀 다녔고 슬램도 좋아 했는데(춤추는 클럽 아님.. ) 이젠 나이도 있고 요즘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니까.. 하더라도 좀 떨어져서 혼자 살짝 흔들다 오는 정도였는데 그 작은 공연장에 600명 모여 있으면 절로 슬램이 되겠구나 하는 기대와 작은 공연장에서 태지가 음향을 얼마나 정교하게 들려줄까 하는 기대였다.
가족들과 산에 갔다가 조금 늦게 도착.. 이미 입장을 해버려서 입장번호는 의미 없어진 상태.. 들어가니 오마이갓..
홍대 조그만 공연장이 터져 나가라 모여 있는 그것도 완전 남자들의 향연.. ㅋ(예전에 영국 클럽에서 남자들만 꽉 들어차서 뭔가 꽉 낀체로 슬램하던 그런 영상들이 그대로 재현됨.. ㅋ)
들어가서 서태지 좀 연호하다가 드디어 공연시작.. 제일 뒤쪽에 있었는데 시작하자 마자.. 격렬한 슬램 시작.. 나도 좀 발광 하려고 하는데... 음...
사운드가.. watch out으로 시작했는데 앵콜때도 느꼈던 저음이 너무 부스트되서 소리가 마구 뭉치는 느낌.. 보컬도 거의 안들림..(엄청난 저음의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때창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왠지.. 음.. 마음껏 슬램 하기에는 사운드가 ... 아...
5곡 정도 처달리다가 잠시 멘트 후 다시 달리기... 사운드는 뒤쪽으로 가면서 안정적으로 느껴졌는데 이게 귀가 적응을 한것인지 아니면 슬램 하면서 밀려 올라가 거의 앞줄에서 들어서 그런건지는 잘 ...
특히 중간에 인터넷전쟁 하기전에 그 좁아 터지는 공연장 가운데 홍해의 기적처럼 쫙 갈라서 양쪽에서 으르렁 거리다가 노래 시작하자 마자 달려가서 빡.. . 아우 정말 카타르시스 짱이었음... (옛날에 나인인치네일이 팬들 다 앉혔다가 노래 시작하면 쩜프 하면서 시작하는거 봤던 그런 느낌? ㅋ)
너에게도 원곡으로 잔잔하게 가다가 마지막에 갑자기 Rock버전으로 돌변.. 애들 또 다같이 미침..
공연 끝나고 나니까 내 몸에서도 물이 줄줄.. 공연장 벽도 습기가 완전 가득.. 보관함에 넣어 놨던 파카 입고 전철 탔는데 파카 안주머니에 넣어 놨던 핸드폰을 꺼냈더니 그 사이에 습기가 차서 물이 뚝뚝.. --;;
사운드는 아쉬웠지만 촌놈 취직땜에 서울 올라와서 마구 달렸는 2000년 그때 레이지본, 크라잉넛, 쟈니로얄, 프리마켓, 천명아, 닥터코어911 등등.. 개슬램 하던 그때로 돌아가게 해준것은 정말 멋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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