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범
사람들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표범
맹수지만 사람에게 길들여져
자기가 누군지 잊어버린
이제 더 이상 고개를 들 수 없겠네
무엇이 기억나는지
눈 밑으로 눈물이 흘러 생긴 삼각형
얼굴은 역삼각형
눈물과 얼굴이 만나
삼각형이 되어버린 표범
솔로 강아지
우리 강아지는 솔로다
약혼 신청을 해 온 수캐들은 많은데
엄마가 허락을 안한다
솔로의 슬픔을 모르는 여자
인형을 사랑하게 되어버린 우리 강아지
할아버지는 침이 묻은 인형을 버리려한다
정든다는 것을 모른다
강아지가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려있다
외로움이 납작하다
겨울 선물
찬바람이 불어오네
겨울이야 겨울
겨울잠 자러 가던 토끼가
흰 앙고라 장갑을 주고 가네
꽁꽁 얼음이 어네
겨울이야 겨울
겨울 잠 자러 가던 박쥐가
까만 부츠를 주고 가네
콜록콜록 기침소리가 들리네
겨울이야 겨울
겨울 잠 자러 가던 무당벌레가
알록달록 목도리를 주고 가네
착한 오빠
오빠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내 친구가 오빠의 머리카락을 한참 잡아당겼기 때문에
태권도 사범단이면서도 때리는 대신 말없이 참는 오빠
어떤 아이가 날 놀렸을 때 오빠는 그러지 말라고 말려 주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친구 앞이었기 때문에
남매란 무엇일까 가족이란 무엇일까 피가 섞인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플 때 같이 아프다는 것일까
상처딱지가 떨어진 자리
피가 맺힌다
붉은 색을 보니 먹고 싶다
살짝 혀를 댄다
상큼한 쇠맛
이래서 모기가 좋아하나?
나는 모기도 아닌데
순간 왜 피를 먹었을까
몸속에 숨어 사는 피의 정체를
알아보려면
상처딱지를 뜯고 피를 맛보아야 한다
모기처럼 열심히 피를 찾아야 한다
모든 시에서는 피 냄새가 난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 몇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첫번째 일단 이 시들이 왜 동시 일까?
시가 동시이냐 아니냐는 시인이 결정하는 것이지 시인의 나이가 결정 하는 것은 아니다. 5살때 마이클잭슨이 부른 노래들이 동요가 아닌것 처럼 이 시들은 동시가 아니라 그냥 시여야 했고 단지 시인의 나이가 무척 어린것이었다.
두번째 이 시를 출판하고 팔려는 어른들의 욕망과 이 시인의 재능중 누구의 과실이 큰가
나는 이 시인은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10살 나이의 아이가 느낄 수 없는 생각과 글의 깊이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팔려는 어른들의 욕망은 한마디로 추했다.
잔혹동시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붙이고 아이의 시적 상상을 극단적인 그림으로 몰아 붙여 마케팅을 하려 했다.
이 어린 시인의 재능은 정당하게 평가 당하지 못했고 어른들의 욕망을 시인이 뒤집어 써야 했다.
문화는 다양하다. 어떤 문화이든 받아 들여지거나 받아 들여지지 않을뿐 그것이 막아지거나 부정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는 늘 자원 보다는 사람이 힘이라고 입버릇 처럼 말하지만 컨텐츠에 대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는대에는 인색 하고 컨텐츠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간섭한다.
이래서 우리나라의 문화 컨텐츠가 발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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