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개발자로 취직하기 - 3

초하류 2017. 11. 14. 17:01

지난 시간에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IT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 그리고 IT서비스 비율이 높다는 것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근본적인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솔루션SW 비율이 낮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한번 알아 봅시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타 산업에 비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 뭘까요? 그것은 한번 만들어진 제품을 판매할 때 생산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MS오피스를 개발하는 데는 많은 돈이 들지만 판매할 때 드는 원가는 오류에 대해 패치를 개발해서 배포하는 비용을 포함하더라도 프로그램을 담은 씨디와 종이 박스 간단한 매뉴얼 정도 밖에 없으니까요. 가전제품이나 자동차처럼 생산라인이 필요하지도 않고 원재료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한번 만들어진 제품을 수정 없이 계속 판매할 때 즉 패키지SW로 판매할 때 이익이 극대화 됩니다.

 

패키지SW의 이런 강점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왜 패키지SW가 시장에서 차지 하는 비율이 이렇게 적을까요?

 

그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국내 SW회사들이 패키지SW를 판매하면서 기존 제품들이나 외산 제품과 맞서기 위해 들고 나온 잘못된 정책의 잘못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업무 시스템들이 시스템화 되기 시작하자 외산패키지SW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닷컴 버블을 등에 업고 국내 기업들도 앞다투어 기업용 패키지SW를 만들어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그런데 외산 패키지에 대해 내세운 국내패키지SW의 강점은 어이없게도 우리 패키지는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패키지SW의 완성도로 경쟁해야 하는 시장에서 갑자기 커스터마이징 가능이라는 치트키를 들고 나온겁니다. 패키지SW를 커스터마이징 하기 시작하고 국산 패키지SW는 커스터마이징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패키지SW를 도입 하는 고객 측에선 어차피 요구사항대로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패키지SW의 기능이나 완성도는 안중에도 없고 최저가에만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패키지SW에 대한 라이선스 가격은 가격협상에서 엄청난 할인율을 요구 받았고 커스터마이징을 위해 투입되는 인력의 초, , 고급의 단가로 프로젝트 비용이 산정 되었습니다.

 

결국 뛰어난 기술력으로 완성도 있는 패키지SW를 만드는 회사는 허울 좋은 패키지SW를 앞세워 SI 개발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회사와 경쟁할 수 밖에 없고 패키지SW의 완성도 보다는 시장의 요구인 SI 개발에 비중을 점점 더 높여야 하는 악화가 악화를 구축하는 양상이 반복 되었습니다.

 

현재 상황을 보자면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입사할 수 있는 회사중 대부분인 IT서비스 회사들은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것이 가장 큰 수입원이며 고객사에서 프로젝트비용으로 지급하는 금액의 대부분은 투입된 인력의 인건비 입니다. 그결과 우리나라 IT서비스 회사는 채용한 개발자가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고객사에서 개발자를 사용한 대가로 지불한 돈을 받아서 부가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해외 IT 업체들이 개발자들에게 고액의 연봉을 줘가며 소프트웨어의 품질로 시장을 개척해 나갈때 우리나라 패키지SW업체들은 어설픈 패키지SW를 바탕으로 수주한 프로젝트에서 인건비 따먹기를 하는 인력파견회사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면 고객들은 싼 가격에 패키지를 원하는데로 커스터마이징 해서 사용할 수 있으니 이익인 걸까요?

 

다음글에서는 고객들은 우리나라의 이런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어떤 득실이 있는지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