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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잡담2018.04.24 17:22



JTBC 드라마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가 화제다. 누가 봐도 남자에게 차이고 다니긴 불가능해 보이는 매력적인 여주인공 손예진이 장영실의 최대 업적이라는 연하남 정해인과 벌이는 진도팍팍 꽁냥꽁냥 넘치는 달달한 로맨틱코메디 드라마다. 하지만 단순히 달달한 연애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잠든 연애세포를 자극시키는 용도라고 보기에 어려운 장치들이 몇가지 눈에 뛴다.


첫번째 여자 주인공은 일하고 남자 주인공은 연애하는 드라마


우리나라 드라마의 특징중에 하나가 메디컬드라마인데 연애하고 첩보스릴러인데 연애 기승전 결국 연애가 핵심이 된다는거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드라마가 히트하기 위해서는 러브라인이 중요하고 이 드라마에서도 연애가 중심축이다. 그렇지만 러닝타임 내내 연애만 할 수 없는바 엄연히 직업이 있는 두사람의 일에 대한 이야기도 연출이 되기 마련인데 이 부분이 일반적인 드라마와 차이점이 있다.


손예진이 연기하는 윤진아는 커피가맹점 본사의 슈퍼바이저다. 자신이 관리해야 하는 가맹점을 방문해서 메뉴얼이 지켜 지지 않는 부분을 지적하고 가맹점과 본사 사이에 지켜야 할 각종 규약들에 대한 감사를 실시 하는데 이 부분이 큰 비중을 가지고 자세하게 다루어진다.



아에 드라마 시작부터 가맹점의 위생상태와 아르바이트생들의 근무복장을 꼼꼼하게 지적하면서 시작하고 있고 이후에도 매출 대비 매입한 커피원두의 양을 비교해서 찝어 내고 분리수거함까지 가서 박스를 뒤져 적발사실을 찾아 내는 모습이 그려지는가 하면 매장을 방문하거나 교육을 할때는 하이힐을 신지만 이동중에는 아플발 때문에 핸드백에 싸온 편한 운동화로 갈아 신고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디테일한 연출과 함께 상사들의 회식강요와 회식자리에서의 불편한 상황들도 자세하게 묘사되어 지금까지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들만의 전유물이던 직장인의 애환이 실감나게 표현되고 있다.



그에비해 정해인이 연기하는 서준희는 일하는 모습이 그다지 자세히 다루어지지 않는다. 서준희가 회사에서 무슨 일을 맡고 있는지도 정확히 알기 힘들다. 잠든 윤진아를 멋지게 그리는 모습이나 윤진아가 회식을 마치고 술이 취해 회사로 찾아와 소파에 누워 있을때 컴퓨터로 캐릭터의 3D 모델링 데이터를 손질하고 있는 모습으로 봐선 디자이너나 애니메이터 같기도 한데 게임 기획 회의로 보이는 자리에서도 상사는 서준희에게 아이디어가 없는지 다그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중국 출장을 종용하면서 기획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디자이너인지 기획자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윤진아는 업무중에 핸드폰 사용도 어려워 하는데 우리의 서준희는 연애때문에 해외출장도 못간다고 회사에서 분란을 일으킨다.


회사생활은 아랑곳 없이 연애에만 매달리는 남자 주인공과 연애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일도 놓지지 않는 여자 주인공의 모습은 지금까지 드라마와 차별이 되는 모습이다.




두번째 사회적 이슈를 놓지지 않는 드라마


요즘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미투가 드라마에 적극적으로 반영 되고 있다. 보통 로멘틴코메디는 달달한 분위기를 헤치지 않기 위해 심각한 이슈가 배제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첨애한 이슈를 쓱 끼워 넣는다.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여주인 윤진아는 전 남친을 통해 이슈가 되는 데이터 폭력을 당하기도 하고 직장에서 남자 상사들의 짖굳은 농담이나 회식자리에서 스킨쉽을 좋은게 좋은거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모습때문에 윤템버린이라고 불리며 다른 여직원들의 비난을 받는다. 


사소하게는 점심식사때 연애사를 시시콜콜이 지적하는 모습에서 부터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이 고기 굽는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러브샷을 제안하는가 하면 2차 노래방에서는 성추행에 가까운 스킨쉽을 아무렇지도 않게 강요하는 모습 등 실제 직장 생활에서 한번쯤 경험해 봤을법한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배치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통해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고 지금까지 직장상사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던 농담이나 스킨쉽을 단호히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회사내에서 이슈를 만들고 결국 사장의 지시로 사내 여직원들에게 회사내 문제점들을 직접 받아서 처리 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문제를 일으키는 남자 상사들의 모습이 지나치게 찌질하게 그려져 남자팬들의 눈쌀이 찌푸려 질 수도 있었지만 차갑지만 공평하게 이슈를 처리하는 사장의 캐릭터를 등장시켜 영리하게 중화해 나간다.


주인공이 사랑을 통해 자신을 변화 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클리쉐를 사회적 이슈에 자연스럽게 녹여 본연의 달달한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시의성도 놓지지 않을꺼에요~~ 라는 김희애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듣는 맛이 있는 드라마


개인적으로 영화나 드라마같은 영상물에서 영상은 스토리의 흐름이나 디테일한 스토리는 영상을 통해 시각적으로 전달 되지만 감정은 사운드를 통해 청각적으로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는 흔히 보여주는 감정호소형 맞춤 OST가 아니라 올드팝에서 고른 곡들로 OST를 체우고 있다. 주제가격인 Satand by your man 도 좋지만 브루스윌리스의 Save The last dance for me 나 클로징으로 나오는 Something in The Rain도 좋다. 


세곡 모두 마치 이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진 곡처럼 꼭 맞아 떨어지는 가사에(Satand by your man은 Satand by your woman으로 잘 치환해서 듣는 쎈스) 로멘틱코메디에 어울리는 따뜻한 음색의 보컬과 잔잔한 하지만 깔끔하게 녹음되고 마스터링되서 악기별 소리를 듣는 맛도 살아 있어서 늦은 시간이지만 AV시스템의 전원을 올리게 하는 힘이 있다.


그런데 OST때문에 켠 스피커를 통해 들여오는 주인공들의 목소리와 꽁냥꽁냥 씬이 나올때 섬세하게 배치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 해 준다. 요즘 한없이 얇아지는 추세인 티비의 스피커는 그나마도 대사 전달을 위해 셋팅되어 있어 음악이나 섬세한 효과음을 듣기엔 부족할때가 많다. 덩달아 드라마들도 그런 추세에 맞춰서 보컬이 도드라지는 OST에 효과음들도 크게 이펙트가 없었는데 이 드라마는 듣는 맛까지 잘 살려서 몰입도를 한껏 끌어 올려준다.



잘만들어진 컨텐츠가 언제나 흥행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흥행 하는 컨텐츠는 언제나 이유가 있다. 


좋은 배우와 재미있는 시나리오 멋진 연출이 만드는 작품을 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경험이다.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라는 길고 생뚱맞은 제목의 이드라마도 그렇다.


총 16화로 예정된 이 드라마가 시간에 쫒기지 않고 지금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잘 끝나길 기원해 본다.

Posted by 초하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