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우리집 개 이야기

초하류 2019. 10. 13. 20:35



어릴적 우리집은 늘 마당이 있는 가정집이었기 때문에 개를 키웠습니다만~~ 늘 믹스견이었습니다.



기억하는 제일 첫번째 개는 검둥이.. 아주 가까이에 세퍼드에 가까운 외양이었는데 네 발끝만 빼면 까만색이어서 이름이 검둥이었습니다. 크기도 크고 밥도 많이 먹고 똥도~~ ㅋ



그런데 꽤 똑똑해서 응가가 마려우면 아주 집이 떠나가라 낑낑거려서 근처 야산으로 데리고 나가면 시원하게 응가를 하던 놈이었죠.. (물론 그 당시는 80년대였기 때문에 아무도 개똥을 치우기 위해서 비닐을 들고 다니지 않았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놈은 10살 가까이 나이를 먹고 노환으로 죽었습니다. 한 2년 정도 있다가 이번에는 치와와가 아주 근처에 있는 믹스견을 아버지가 얻어 오셨습니다. 눈이 커서 이름은 방울이였는데 2살때? 막내가 산책 데리고 나갔다가 차에 치어서 그만...



세번째 개는 요크셔테리어가 근처에 있는 영화 오즈의 마법사 토토에 나오는 강아지와 생긴게 비슷한 놈이어서 이름을 토토라고 지었는데 막내동생이 친구집에서 얻어왔습니다. 씩씩하고 붙임성 있는 강아지였는데 14살 정도? 까지 살다가 노환으로..



가장 장수 하기도 했고 식구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토토가 떠나고 나자 아버지는 더 이상 개를 키우지 않겠다고 선언 하셨습니다만~~



몇년후 여동생이 강아지 한마리를 얻어 옵니다. 족보 있는 개라고 순종이라고 전 그 당시 이미 서울에 취업 되어 집에는 없어서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한 6개월이 지나니까 어머니가 이 개가 뭐 이런 개가 다 있냐고 밥을 너~~무 많이 먹고 식탐도 많다고 힘들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내려가 봤더니 세상에 조막만하던 녀석이 엄청나게 커져 있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외양..



그 녀석은 골든리트리버였습니다. 정말 빨리 크더군요. 게다가 얼마나 영리하고 장난끼가 심한지 온 마당에 화분을 다 엎어 놓고 사료포대 넣어 놓은 창고를 어떻게 열고 들어갔는지 들어가서 다 뜯어서는 배터지게 줏어 먹고



힘은 또 얼마나 쎈지 한번 산책 나갈려고 하면 이건 산책을 시키는건지 줄다리기를 하는건지.. 질질 끌려 다니기 일쑤였습니다.~~



그래도 근처 공터에 가서 풀어 놓고 뛰어 다니는걸 보면 정말 멋지더군요.. 큰 덩치로 공터에 먼지가 날정도로 질주하곤 했습니다. 그 당시만하더라도 이런 골든리트리버가 흔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많이 처다 보기도 했죠. 그 시선은 집에 가기 위해서 이름을 부를때 가장 심해졌습니다. 어머니가 지은 개 이름이 장금이였기 때문이죠



장금이는 그 뒤에도 더 커졌고 더 많이 먹었고 더 많은 말썽을 부렸습니다.



대표적인 문제는 장금이가 사람을 뒤에서 민다는건데.. --;;



어머니가 마당을 쓸거나 아버지가 마당 손질을 하기 위해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뒤에서 덮치는 겁니다.



지딴에는 장난을 친다고 하는거 같은데 거의 작은 송아지 만해진 놈이 뒤에서 갑자기 덥치니 어머니나 아버지나 두분다 몇번이나 넘어져서 다칠뻔 하셨고 그때마다 엄청 혼냈지만 이 버릇이 고쳐지질 않더군요..



게다가 덩치는 송아지만한 놈이 전혀 짓지도 않는다는게 어머니의 불만이셨습니다. 낮선 사람이 와도 장난을 치려고 할뿐 예전 토토처럼 집을 지키지 않는다는 거죠..



결국 장금이는 마침 시골에서 숫놈 리트리버를 키우면서 농장을 하시는 아버지 친구분 집으로 입양을 보냈습니다.~~ 잔정이 많으신 어머니가 얼마 있다가 장금이 보고 싶다며 아버지를 채근해서 농장에 갔다 오셨는데 장금이가 아주 사랑을 많이 받고 있더라고 그러시더군요



"숫놈이 장금이를 얼마나 애끼는지 몰라~~ 얼굴이 아주 침벅벅이더라고~~"



그 뒤로 이사한 집은 마당이 없는 집이어서 그 뒤로는 개를 키우진 않고 있습니다. 딸아이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곤 하지만 저는 아파트에서 개를 키우는건 개와 사람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키우지 않고 있어요



마당이 있는 집이었다면 예전처럼 강아지를 키우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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