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 자동차는 단순히 이동수단 이상의 가치로 다가 올때가 많습니다. 그건 하차감이란 단어로 표현되는 부의 과시와도 조금 다릅니다
요즘 자동차는 대부분 백마력을 훌쩍넘습니다. 이런 엄청난 파워를 휠과 페달로 내가 원하는데로 조종할 수 있다는건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일이죠. 운전은 거대한 힘에대한 원초적인 갈망을 자극합니다.
성인이 되고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 차를 운전해서 도로를 달릴때의 두근 거리던 느낌은 첫키스의 그것만큼이나 강렬한 기억으로 남습니다(나만 쓰레긴가?)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실제 도로에서 운전이 즐겁지만은 않게 됩니다
위험하게 난폭한 운전을 하는 무법자부터 각종 속도 규제들과 끝도 없이 막히는 교통체증
그래서 대부분은 사람들에게 운전이란 처음의 가슴 뛰는 흥분에서 짜증나고 힘든 일로 인식되어 가고 자율주행에 열광합니다
그럼 자동차를 조정해서 내가 가진 힘과 속도를 뛰어 넘어 달릴수 있는 운전이 가진 원초적인 매력에 다시 한번 빠질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요?
게임은 그 모든것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현실에서는 꿈도 못꿀 어마어마한 가격의 슈퍼카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운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조작이 그냥 게임기 컨트롤러라면 뭐랄까요 많이 허전하죠
이런거나
아님 이런거 말이죠
물론 컨트롤러로 해도 되긴 합니다. 게임 스코어만 생각하면 컨트롤러가 더 유리한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로를 거칠게 달리면 달릴수록 체울수 없는 허전함이 나를 감싸옵니다
휠을 대신하는 컨트롤러 스틱이 아무리 드드드 진동해도 엑셀 역활을 하는 트리거가 아무리 섬세하게 조작되도 컨트롤러는 컨트롤러일뿐 입니다
운전이란건 애초에 패달을 발로 밟아 속도를 조절하고 손과 발의 타이밍을 맞춰 기어를 변경하면서 양손으로 휠을 돌려 방향을 맞추는 온몸을 활용하는 종합 예술이니까요
그걸 위해서는? 최소한 드라이빙휠이 필요한거죠
저는 게임을 위해 아주 오래된 xbox one s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xbox용 휠은 구하기가 힘이 들더군요 그래서 일단은 플스전용인 T300rs GT을 영입했습니다.
중급기중에 많은 추천을 받는 녀석이죠. 밸트방식으로 구현되는 포스트피드백은 흔히 경쟁제품으로 비교되는 로지텍 g923이 보여주는 기어식 포스트피드백에 비해 피드백이 강하면서도 소음과 이질감이 덜하다고 하더라구요(둘 다 경험해 보진 못했지만 수많은 리뷰를 통해 그런것 같더라는 암기식 지식) 차의 상태에 따라 휠이 무거워지기도 하고 노면 상태나 운행 상태에 따라 핸들이 무거워지기도 하고 노면 상태에 따라 떨리기도 합니다.
그건 그렇고 xbox인데 플스 전용 휠을 사면 어떻하냐구요?
그럴때는 자본주의가 만든 마법의 가루 돈을 조금 뿌리면 해결 됩니다.
xbox와 플스 전용휠을 교차해서 사용할수 있게 해주는 드라이브허브라는 제품이 있거든요
연결할때 순서를 지켜야 하는게 있는데요
1. xbox가 꺼져 있는 상태에서
2. 드라이브허브에 휠과 꺼져 있는 컨트롤러를 연결
3. xbox에 드라이브허브 연결
4. xbox 본체 파워스위치로 켬
5. 녹색 외계인 눈 아래에 O가 표시 되면 끝
드라이브허브의 펌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면 참고 하세요
( 드라이브허브 펌웨어 업데이 - https://chenjy.tistory.com/m/3610 )
처음엔 usb케이블이 데이터용이 아니어서 연결하는데 곤란을 겪었지만 큰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준비된 휠을 사용하려면 어딘가에 거치를 해야 합니다
우선은 이케아에서 사온 쇼파용 간의 테이블에 설치해서 사용해봤습니다
그런데 너무 낮고 가벼워서 포스피드백을 테이블이 진동하면서 먹어 버리고 휠 돌릴때마다 휘청 휘청 브레이크페달은 밀리고 ㅋ
이건 내가 꿈꾸던 드라이빙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전용 거치대!
그것이 필요했던거죠
거치대를 고르는 조건은 명확했습니다. 일단 가격적으로저렴할것, 의자 일체형 일것, 사용하지 않을땐
작게 접을수 있을것
그러고 나니 남은건 결국 GT-LITE 밖에 없더군요
오랜 장터 매복 끝에 결국 영입에 성공
그런데 막사 집에 가져와서 설치를 해보니 생각보단 꽤 컷습니다.
제일 작게 접었을때도
엄청난 존재감을 뽐냅니다. 무엇보다도 꽤 무거워서 이동 시키는데도 힘이 들었습니다만 가장 큰 문제는 마눌님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로 영입했다는 겁니다
감기 몸살로 몸이 않좋아 이야기할 타이밍을 놓쳤는데 멀티방 키보드 아래에 웅크리고 있는 저 녀석을 발견 하셨는데
“이거 왜 자꾸 커져?”
“으 응 인제 여기서 더는 안커질꺼야”
다행히 표정이나 어투가 나쁘지 않습니다
“이걸로 뭐하는건데?”
“이거 운전 드라이빙 게임용이야”
“글쿠나 알았어요~”
잠정적으로 허가가 난거죠 오 예스~~
그리고 다음날 퇴근후
거실에서 드라이브를 즐길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졌습니다
참고로 무알콜이라 절대 음주운전 아니어요~~
딸아이도 달려보더니 엄지척
옵토마 p1이 만들어주는 고화질 110인치 화면은 마치 화면속 거리를 달리는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마눌님도 잠시 앉아 보더니 재미있다고 말해 주네요
휠을 사용한다고 똥손이던 제가 갑자기 게임을 엄청 잘하게 되진 않았습니다. 접고 펴기 쉽지 않아서 자주 설치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휠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그냥 좋습니다. 어릴때부터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운전을 그렇게 막 좋아 하지도 않는데 꼭 이런 휠을 가져보고 싶었거든요
퇴근 하면서 오늘 저녁은 영국 이름 모를 거리를 한번 달려볼까? 아냐 오늘은 브라질 해변을 질주해봐야지
이런 상상을 하는것 만으로도 퇴근길 발걸음이 너무 너무 가벼워 지더라구요
50넘은 나이에 이만큼 가슴 설레고 즐거운걸 찾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럼 된거죠
난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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