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여우도 천년이 지나면 사람이 된다.

초하류 2006. 8. 23. 02:00
세월은 무심하다 그저 흐를 뿐이다. 하지만 그 세월속에 있는 우리는 세월 안에서 모두 변한다. 마치 물은 그저 흐를 뿐이지만 바위가 깍이고 모래가 되는것과 같다고나 할까

백사가 천년을 묵으면 사람이 되고 여우도 천년이 지나면 사람이 된다. 특이한 것은 인간이 되기 전 여우나 백사는 인간에 비해 떨어진 능력을 가진 미천한 존재가 아니란 점이다. 그들은 대부분 보통의 인간에 비해 월등한 힘을 가지고 있고 보통의 인간보다 지혜롭다. 그런데도 어쨌든 그들은 인간이 되려 한다.

바람을 부르고 한 달음에 산을 뛰어 넘는 조화를 부리고 과거와 현재를 살펴 미래를 꽤 뚤어 보는 여우나 백사가 되고 싶어 하는 그 인간이란 것은 도데체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거기에 필요한 천년이란 시간은 어떤 힘을 가진 것일까

무심히 흐르는것 같지만 세월에 떠밀려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은 우리에게 극적인 어떤 변화를 주지는 못하는것 같지만 어쩌면 그것은 우리에게 충분하게 주어지지 않은 시간의 탓이 아닐까

천년이 지나고 만년이 지나면 날던 새가 뛰게 되고 육지를 달리던 다리가 지느러미가 되는 힘

우리가 지구에서 느끼는 속도가 충분하지 못해 상대성이론을 몸소 느끼지 못하는것 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팩터가 너무 적어서 시간이 가지는 거대한 힘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어쨌거나 시간은 우리를 넘어 흐르고 우리는 변해 간다. 알거나 알지 못하거나 시간과 공간이 에너지와 질량이 하나였던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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