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짝짓기 프로그램들의 사랑 大 바겐세일

초하류 2005. 9. 13. 19:56
"정말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멋진 외모의 두 남자가 아름다운 한 여성 앞에서 비장한 얼굴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그것도 매주 다른 여자 앞에서

그리고는 사랑을 차지 하기 위해서 춤과 노래를 선보이고 우스꽝스러운 탈을 뒤집어 쓰고 결투를 벌이고 코끼리 코로 열 번을 맴돌고는 비틀거리며 외 나무 다리를 건넌다.

매주 토요일 각 방송사들은 이렇게 사랑을 판다. 너무 새빨개서 오히려 헷갈리는 거짓말로 예쁘게 포장된 사랑은 유사이래 가장 큰 정체성의 혼란에 빠진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다. 진행중인 업무에 투입된 인력과 시간을 모두 돈으로 환산하는 기성고처럼 돈이라는 척박한 잣대로 모든 것을 객관화 시킬 수 있다.

그런데 꼭 사랑도 그렇게 발가벗겨 놔야 속이 시원할까? 잘 팔린다는 건 알겠는데 꼭 그것마저 팔아야 할까?..

사랑이란 말이 원래 가리키는 것은 그들이 이야기하는 사랑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잘생긴 얼굴들을 들이 대고 그렇게나 자주 그렇게나 영향력 있는 매체에서 이야기하면 결국 사랑은 변할 테지..

"오 로미오 어째서 로미오 인가요 장미가 그 이름을 버리더라도 향기가 나듯이 어쩌고 저쩌고"

몇 세기 전 세익스피어의 머리에서 만들어진 저 비슷한 영어문장처럼 사랑은 사랑이라 부르지 않아도 결국 사랑일 것이다만은 그토록 오래 조심스레 지켜온 말이, 사랑이란 말에 깃든 떨림이, 회당 500만원의 출연료나 30초에 몇천만원씩 하는 광고를 위해서 팔려 다니는것을 보는 것은 나름 가슴 아픈 일이다.

뒷간에서 변소에서 화장실로 이름을 바꾸어도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면 결국은 그 단어에 똥 냄새가 베이고 냄새 안 나는 새 이름을 찾아야 하는 것처럼 사랑이란 말도 그렇게 팔려 다니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다 보면 결국은 새 이름이 필요해 지겠지.

부디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엔 오지 말지어다 그 순간이여~~ Cool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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