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영화에 대한 소유욕

초하류 2005. 5. 6. 13:00
나는 영화를 좋와한다. 사실 좋와한다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좋와한다.

중학교1학년이 되어 한달 단위로 용돈을 받게 되고 동시상영으로 영웅본색 1편과 2편을 본 순간부터 영화를 좋와하게 됐다.

두시간여 동안 모든 감각을 차단 당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영상과 음향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그리고 모든 사랑하는것에 대해 그런것 처럼 영화에 대한 소유욕이 생겼다. 하지만 그 당시엔 방법이 없었다. 비디오는 너무 비쌀뿐만 아니라 화질도 너무 나빴고- 분노의 역류 비디오에는 사실상의 주연중에 하나인 불이 전혀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으니까-그나마도 시간이 지나면 급격하게 화질이 떨어졌다.

그래서 그 당시의 나는 모든 영화를 최소한 두번 이상 봤다. 그렇게 여러번 보는것으로 영화를 머릿속에라도 소장하고 싶었던거 같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21세기가 되자 DVD라는 매체가 탄생했다.

영화와 똑같은 와이드 화면에 비디오와는 비교할수 없는 화질 그리고 5.1ch의 써라운드는 그야말로 영화 그 자체를 소유하는것 같은 만족감을 선사했다.

게다가 타이틀 하나에 10만원 정도 하던 LD와는 달리 2-3만원이라는 어느정도 현실성 있는 가격에 영화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메이킹 필름을 포함하고 있는 타이틀도 늘어 났다.

이런 DVD도 어느새 HD에 화질로 밀리고는 있다고 한다.

물론 HD의 놀라운 고화질은 DVD와 상대가 되지 않을만큼의 해상도를 보여주지만 DVD 타이틀이 내게 선사했던 비디오테입과의 비교우위만큼은 아닌것 같다.

윈도우XP가 Win95에 비해서 많이 나아 졌지만 도스에서 Win95로 뛰어 넘어가면서 가졌던 비교우위만큼을 가지지 못하는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지금 DVD로 소장하고 있는 30여편의 영화들중 비록 한번밖에 보지 않은 타이틀도 있지만 DVD를 구매한 돈이 아깝지 않은 것은 단순히 영화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영화를 봤던 그 당시와 그 느낌을 고스란히 소장하는듯한 느낌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놀라운 매체가 좀더 나은 방법으로 영화를 소장할수 있게 만들어 줄지는 알수 없지만 DVD가 내게 주었던 만족감을 뛰어 넘기란 어렵지 않을까싶다.

그나저나 이번달에도 인크레더블 DVD가 리스트에 올랐는데 통장잔고는 허락을 하지 않으니 이를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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