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에서 시작된 리얼버라이어티는 이른바 특정 미션을 부여하고 출연자들이 그 미션을 달성해 가는 형태(Project runaway 같은 형식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를 선보이고 있는데 공중파에서는 사회인 야구단을 표방한 천하무적 야구단과 아마추어밴드를 표방한 오빠밴드가 방송되고 있다.
이 두 프로그램은 비슷한 포멧이지만 프로그램의 진행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고 그 전개방식의 차이는 천하무적 야구단이 서서히 인지도를 쌓아 가면서 무한도전과 시청률 대결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오빠밴드는 아직도 갈팡질팡 마치 파일럿 프로그램을 보는듯한 산만함이 느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천하무적 야구단의 행보를 되짚어 보면서 오빠밴드의 문제점을 살펴 보는 이름하여 오빠밴드 천하무적 야구단에 배워라 시간을 가져보자.
1. 기본이 튼튼한 천하무적 야구단 Vs 이벤트 중심의 오빠밴드
천하무적 야구단의 첫회는 야구를 하고 싶은 몇명의 멤버가 멤버를 찾아 다니고 어렵사리 멤버를 꾸리는것으로 시작되었다. 물론 사전에 멤버들이 섭외되어 있었을것이고 아직 섭외되지 못한 멤버도 있었겠지만 멤버를 찾아가 읍소하고 오디션을 보는등의 연출을 통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천하무적 야구단의 탄생에 관여 시킴으로서 일체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시작하자마자 라디오에서 합주를 진행한 오빠밴드와는 비교하자면 좀더 초반 포석을 다지는듯한 인상이다. 오빠밴드는 시작하자 마자 라디오생방에서 라이브를 감행함으로써 초반 이슈를 만드는데는 성공했지만 시청자들에게 밴드 그자체로서의 존재감보다는 이벤트로 다가가려는 느낌을 줌으로써 목표지향형의 이런 버라이어티에서 가장 중요한 멤버들이 목표에 대한 진정성과 시청자들과의 일체감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오빠밴드도 밴드 멤버를 모으는 과정을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밴드와의 일체감을 만들었다면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가 이야기한것 처럼 누가봐도 프로그램을 위해서 급조된듯한 인상을 주지는 않았을것이다.
2. 야구로 웃기는 천하무적 야구단 VS 버라이어티로 웃기는 오빠밴드
천하무적 야구단은 기본 멤버 자체가 에드립이나 개인 능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멤버가 없기도 하지만 모든 에피소드가 야구를 중심으로 짜여지고 있다.
멤버들이 몸개그를 펼치는 과정은 야구를 위한 체력단련 및 기본기 훈련에서 초보자의 실수와 저질체력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고 있고 복불복을 위한 퀴즈도 야구 규칙에 관한 내용을 야구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마르코를 대상으로 비교적 복잡한 룰을 가지고 있어서 야구를 이해하기 힘든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야구의 룰을 알려주는 효과를 얻어 내고 있다. 실제로 잘몰랐는데 천하무적 야구단 퀴즈때문에 야구 규칙을 더 잘 알게 되었다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오빠밴드는 방송시간 동안 악기 연습 보다는 밴드와 관련 없는 말장난과 몰래카메라등 밴드와 전혀 관련 없는 기존 버라이어티의 웃음 요소들을 차용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별점인 밴드를 통한 재미가 아닌 시청율과 관심에 급급한 땜질식의 안일한 진행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진행은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스스로 프로그램의 아이덴티티를 무너뜨리는 자충수다.
3. 발전하는 천하무적 야구단 VS 발전없는 오빠밴드
천하무적 야구단은 스스로의 능력을 솔직하게 까발리고 시작햇다. 중학교 팀과 시합에서 콜드게임패를 당하고 나름대로 기본기가 있다고 생각하는 오지호도 뻣뻣하다고 지적받았다. 하지만 게임을 지고 나면 다시 지옥훈련을 통해서 문제점과 기본기를 조금씩 고쳐 나가서 첫시합에서 보여준 너무나 어이없는 실수들이 이제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첫 게임에서는 평범한 내야땅볼의 1루 송구도 어려웠던 모습에서 지난주 시합에서는 가장 나이 어린 동호가 깔끔한 런닝쓰로우를 보여주는가 하면 좌타로 전향한 마르코와 함께 전체적인 타격도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오빠밴드는 라디오생방송으로 진행된 첫 합주에서도 아슬아슬한 합주실력위에 자막은 잘한다 칭찬일색에 계속 되는 허술한 합주에도 완벽한 연주 운운으로 밴드로서의 발전에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 모습을 이었다. 백두산과 함께한 시간에도 진지한 연주에 대한 내용 보다는 코메디에 가까운 마이크돌리기등으로 일관하는 했다.
처음부터 연주를 잘하던 정모나 유영석은 이제 식상하고 나머지 멤버들의 연주는 제자리걸음에 그나마도 연주실력을 위한 노력을 보여주지 않고 있어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에서 느낄수 있는 성장하는 모습을 통한 프로그램과의 시청자와의 일체화에 실패하고 있다.
리얼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프로그램들의 가장 큰 딜레마는 리얼이라는 요소를 어떻게 컨트롤 하느냐인것 같다. 말그대로의 리얼은 프로그램의 흥미를 떨어 트리고 재미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 하지만 지나친 연출은 리얼이라는 컨셉을 통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작위적인 느낌으로 인해 프로그램의 상황에 몰입할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천하무적 야구단은 리얼이라는 컨셉을 야구라는 스포츠와 적절한 균형을 통해 차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주 조마조마와의 경기에서도 대학선수 출신의 포수가 빠지고 내야 수비가 서툴러 보이는 만화가 박광수를 유격수로 배치하는 등의 연출이 곁들여 졌지만 멤버들의 게임을 대하는 진지한 모습과(이하늘은 지난 시합에서 허슬플레이 도중 부상을 입기도 했다) 야구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의 흐름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감격스러운 1승을 연출해 냈다.
시청자들은 평범한 외야 플라이나 내야 땅볼이 멤버들에게 굴러갈때마다 그들의 실력을 잘 알기에 손에 땀을 쥐게 되고 놓치게 되면 자기일처럼 안타까워한다. 그리고 발전하는 모습중에 언뜻 언뜻 나오는 멋진 플레이는 프로 야구선수들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이제까지의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생성된 일체감으로 마치 시청자가 잘아는 친구일처럼 기뻐할 수가 있는 모습이야 말로 이런 목표지향형 리얼버라이어티에 꼭 필요한 성공요소다.
만약 오빠밴드가 지금처럼 설렁 설렁 대충 연습해서 어설프게 공연 하고도 서로 잘했다고 자축는 모습으로 일관한다면 밴드라는 목표지향형 버리아어티가 가지는 핵심 가치를 잃어 버리고 혼란스럽게 명멸하는 일밤의 다른 파일럿 프로그램들처럼 특별할것 없는 리얼버리이어티 한꼭지로 시청자들에게 더 이상 어필하지 못하고 사라져 버릴것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 사이에는 춤 잘추면 인기가 있다지만 초하류가 어릴때만해도 기타 특히 얇은 일렉기타를 메고 밴드를 하는 친구들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밴드는 야구만큼이나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재료다. 지금이라도 천하무적 야구단이 보여주는 성공전략을 잘 벤치마킹해서 흔들리는 일밤의 중심을 잡아줄 진정한 차세대 인기코너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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