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도스와 윈도우의 간극 VS 윈도우와 터치 사이의 간극

초하류 2010. 4. 5. 08:36
컴퓨터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던 때가 있었다. 8bit를 배웠더니16bit가 나왔고 286, 386, 486 처리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 그러나 어쨌든 컴퓨터라는 것은 모니터에 깜빡 거리는 커서에 타이핑으로 명령어를 입력해야 조작할 수 있는 기계였다. 그러다가 윈도우3.1의 허접함을 넘어서 윈도우95가 발매되었다. 맥이라는 특별한 컴퓨터에만 가능하던 GUI가 일반화 되는 순간이었다. 윈도우95 이후에 컴퓨터란 더이상 커서만 깜빡 거리는 불친절한 기계가 아니었다. 예쁜 바탕화면으로 치장하고 마우스라는 가상의 손가락을 사용하면 직접 만질수 있는 현실적인 기계로 변신한것이다. GUI와 네트웍 기능을 바탕으로 빠르게 보급된 윈도우는 어렵기만 하던 컴퓨터 사용을 직관적으로 변화 시켰다.

그 편리함은 걸핏하면 파란화면에 알수 없는 숫자와 알파벳으로 조합된 에러메세지를 뱉어 내면서 작업한 내용을 몽땅 삼켜 버리는 재앙속에서도 버릴수 없을만큼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이제 터치의 시대가 도래했다. PDA등의 소형 기기에서만 가능했던 터치는 컴퓨터 퍼포먼스의 비약적인 향상을 바탕으로 전체 컴퓨터로 폭발하기 일보 직전의 상태로 보여진다.

GUI로의 이행에서 선발주자였던 애플은 이번 터치로의 전환에서도 역시 선발주자로 나서고 있다. 아이폰을 통해서 보여준 가능성을 IPad를 통해서 완성시키려고 하는 애플의 도전은 혁신적이면서도 강력하다. 이미 모든 모바일 디바이스는 아이폰을 벤치마킹 하고 있고 IPad를 통해서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컴퓨터라는 기계에 까지로 확산되고 있다. 바야흐로 윈도우 95를 통해 한차례 변신 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던 컴퓨터라는 도구가 또 한차례 비약적인 발전을 하려는 순간인것이다. 

마우스라는 가상의 손가락으로 만지던 아이콘이나 웹사이트를 이제 손가락으로 직접 만질수 있게 되었고 사용자들은 키보드에서 마우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질수 있는 컨텐츠라는 발전을 통해 컨텐츠와 사용자 사이에 존재했던 컴퓨터라는 벽은 IPad의 두깨만큼이나 얇아져서 인지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전선을 연결하고 가상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부팅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서 마우스라는 손가락으로 만져야했던 컴퓨터는 이제 침대 머릿맡에 놓여진 얇은 판을 들고 스위치를 켜는 순간 즉시 켜지고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는 기계로 변화하고 있다. 21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