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구미호의 앞으로 운명을 예고하는듯한 복선이 하나 등장했습니다. 바로 인어공주죠.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서로 닮은듯 다른데요 지금까지의 전개로 미루어 짐작하자면 이 드라마는 전통적인 구미호 이야기에 인어공주 이야기를 퓨전시킨 구성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군요
그럼 어째서 그런지 하나 하나 살펴 보기로 할까요?
우선 구미호는 일반적인 구미호 이야기에 나오는 초자연적인 존재 스스로 인간이 되고 싶은 욕망을 실현 시키려는 존재가 아니라 그저 인간들과 함께 살고 싶은 순진무고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바다위까지 헤엄쳐 올라와서 인간들을 구경하다 인간세상의 실상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왕자의 외모만 보고 짝사랑에 빠진 인어공주의 순진 무구와 비견할만한 수준이죠
기존의 구미호 이야기에서 구미호는 인간이 되는 방법을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죠. 하지만 이번 드라마에서 구미호는 어떻게 하면 인간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희생이 따르는지 완전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동주선생의 제안을 받아 들여 인간이 되려고 합니다. 마치 인어공주 이야기에서 인간의 모습이 되기 위해서 마녀를 찾아 가서 자신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제물로 바치고 서야 인간의 모습으로 바뀌는것 처럼 말이죠.
이제 동주선생의 피를 마신 구미호는 서서히 구미호로서 가지고 있던 초월적인 힘을 잃어 버리게되겠죠. 그리고 스스로 그토록 원했던 나약한 인간이 되어갈겁니다. 점점 인간이 되어갈 수록 하잘것 없었던 대웅은 상대적으로 더 강해질겁니다. 갑부인 할아버지의 재력과 타고난 외모는 가히 인어공주의 왕자와 비교해도 그다지 꿀릴것이 없어 보입니다.
문제는 인어공주의 결말이 두가지 버전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원전의 결말은 왕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해서 물거품이 되려고 하는 찰라 언니들이 자신들의 머리칼을 마녀에게 바치고 칼을 얻어 옵니다. 그 칼로 왕자의 심장을 찔러 그 피를 다리에 적시면 두다리 대신 다시 지느러미를 가지고 인어로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인어공주는 자신이 사랑했던 왕자의 목숨을 거두는 댓가로 자신의 생명을 연장 시키는것을 포기한체 바다로 뛰어들지만 공기의 요정이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월트디즈니의 인어공주입니다. 디즈니의 인어공주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목소리도 찾고 왕자와의 사랑도 결실을 맺는 헤피엔딩이죠
그렇다면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구미호는 과연 이 두가지 엔딩중에 어느편의 손을 들어줄까요?
일단 인어공주에서의 마녀와 달리 구미호에게 묘한 연민의 정을 느끼는것 같은 동주선생이 많은 비밀을 쥐고 있는것 같습니다. 여우구슬은 대웅이에게 줘버리고 아무 생각없이 서 있는 구미호를 향해 칼을 겨누던 동주선생은 과거에 자신이 죽였던 길달이라는 도깨비를 떠올리며 구미호에게 겨누었던 칼끝을 거두어 들였습니다. 그냥 죽일수도 있었던 구미호에게 접근해서 인간이 되는 방법을 알려 주고 그 방법에 따르는 조건은 모두 가르쳐 주지 않는 동주의 어정쩡한 모습은 척봐도 뭔가 사연이 많아 보이죠?
언제나 남자 인간이 마지막 한번이나 하루를 참지 못해 사단이 나는 구미호 원전의 구성으로 보자면 대웅이 뭔가 실수를 하고 오래전 인간이 되고 싶은 길달의 목숨을 스스로 거둔것에 대한 속죄로 대웅과 미호를 위해 동주선생이 스스로를 희생하는 스토리도 가능할 수 있을것 같네요.
거의 시트콤에 가까울정도로 발랄할 극 분위기와 함께 홍자매의 역대 작품들이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났다는 점에서 아마도 해피엔딩으로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와 분위기며 극 구성까지 꼭 닮은 엽기적인 그녀(엽기적인 그녀에서도 상상하는 장면들이 짤막짤막하게 나오죠)의 결말이 나름 헤피엔딩이라는 점에서도 아마 슬픈 결말은 아닐걸로 예상이 됩니다.
어쨌거나 오랜만에 버닝중인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앞으로도 흥미진지한 현재의 구성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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