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대학동기들과 1박2일 캠핑

초하류 2010. 9. 6. 15:28
그냥 와.. 회비? 먹은거 1/n 할꺼야 ..

한동안 뜸했던 대학동기에게 전화가 왔다. 1박2일로 캠핑을 하기로 했다면서 어디서 모이는지도 아직 안정해졌고 회비도 안정해졌고 일단 오란다.

이러저러 확정을 못하다 결국 마눌님은 안가고 나만 가기로했다. 아무래도 텐트에서 남탕 여탕으로 자야할지도 모르고 잘 모르는데 분위기 어색하기도 하고해서 같이 가기가 좀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파트 건너편에 살지만 2년가까이 얼굴 못본 과커플 녀석들이 아파트까지 나를 대리러 왔다. 3시간여를 달려 단양에 도착.

벌써 텐트도 처 놓고 고기도 굽고 캠핑장 한쪽을 우리팀이 전세를 내다시피 해서 차지 하고 있었다. 늦게 도착했지만 낑낑대며 텐트 치는것도 거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다들 대학교때와 변한게 없었다. 어떤 녀석은 결혼하고, 어떤 녀석은 살이 더 찌고, 어떤 녀석은 머리가 좀 벗겨지고, 어떤 녀석은 얼굴에 벌써 주름이 늘었지만 어쨌거나 근복적인 알맹이는 변한것이 없었다.

서로 신기해했다. 그때 천둥벌거숭이 같았던 철부지들이 어째서 아직도 이렇게 철부지 같은 녀석들이 그래도 사회에서 지들 밥벌이를 하고 가족을 부양하고 아들딸을 키우고 있는지.. 

늦은밤 모닥불은 타닥 거리고 하늘에 별은 어찌나 총총한지. 졸졸거리는 냇물소리며 찌르르 거리는 풀벌래 소리속에서 야전침대에 누워 눅눅하고 여기 저기 꾹꾹 찌르는 닭털침낭을 덮고 누워 한참을 잠을 이루질 못했다.

다음날 일찍부터 일어나 라면을 끓여 먹고 텀벙거린 물놀이는 또 왜 그렇게 신나는지

염소냄새 없는 깨끗한 물속에서 물안경 없이도 훤히 보이는 물속을 헤엄처 친구녀석들 다리를 붙들고 늘어지는 재미는 나를 대학생때를 넘어 국민학교 여름방학때 시골에 놀러가 피부가 벗겨지는줄도 모르고 냇가에서 풍덩거리던 어린날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내가 정규과정의 교육에서 그다지 도움이 될만한것을 배운 기억은 적지만 그나마 이렇게 같이 밤 세워서 이야기할꺼리가 쌓여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것은 얼마나 큰 재산인지..

6월부터 캠핑의 재미에 빠졌다는 과커플 녀석들과 그 녀석들의 꽴에 빠져 차가 터지도록 캠핑장비를 실고온 친구들의 고생 덕분에 저렴한 회비로 주말을 재미있게 보냈다.

말로만 듣던 캠핑장을 실제로 가서 보니 과연 요즘 캠핑이 무척 대중화 되어있고 장비들도 내가 생각한것들과는 차원이 틀려서 약간이지만 문화적충격을 받을 정도였다. 

아직은 차가 없어서 캠핑은 언감생신 꿈도 못꾸지만 언젠가는 나도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을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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