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하다

최철원씨에게 좀 더 분노하자

초하류 2010. 12. 3. 10:22
최철원씨의 폭행이 언론에 보도되고 사람들은 잠깐 분노 했지만 그 분노는 그리 크지도 그리 오래가지도 않을것 같이 느껴진다. 내게는 최철원씨가 한일보다 지금의 이런 반응이 더 두렵다. 그가 한 일은 정말 소름끼치는 일이다.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사람을 야구방망이와 주먹 그리고 발길질로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였고 그 가해진 상처를 돈으로 조롱했다.

예를 들어 공권력이 최철원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해보자. 지금 정권중 누가 일인 시위 하는 사람을 잡아다가 발로 차고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주먹으로 때렸다면? 아마 그 정권은 지지기반이 크게 흔들렸을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그런 위해를 가했다고 한다면 생각하기도 싫을만큼 끔찍한 일일것이다. 이런 일이 언론을 통해 알려 질 수 있다는것은 아직 우리나라 언론이 그나마 순기능을 하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렇게 알려진 일의 파장이 이정도에서 그친다면 다음에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때 과연 다시 세상에 알려질 수 있을까?

유승준이 시민권을 취득해 군대 안갔을때 엠씨몽이 생니를 뽑아 군대를 면제 받았을때 분노하던 그 열혈 네티즌들은 다들 어디로 가버린걸까? 그들은 그저 확대 재생산되는 미디어에 놀아나는 꼭두각시 인형이었나? 그렇지 않다면 내가 최철원씨의 사건에서 느끼는 위협은 그저 나라는 사람이 처해있는 특수한 환경에서만 발생 할 수 있는 뭔가 평범하지 않은 반응인걸까?

사랑이라는 단어가 각종 버라이어티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겪듯이 이런 저런 공분을 살만한 일들로 우리는 더 이상 분노할 에너지가 소진되어 버린것일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최선을 다해서 좀 더 분노해야 한다. 그리고 좀 더 큰 파장이 일어 나야 한다. 이건 단지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오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우리 자신 혹은 형제 자매 부모님들이 오늘도 삶을 위해 돈을 버는 현장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계속 일어 나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일을 이정도 관심과 분노로 덮어 버린다면 단지 상하 관계라고 막말하는 사장이나 갑질하는 사람들의 지랄병이 얼마나 더 떳떳해지고 당당해지겠는가. 그러니 어렵고 힘들더라도 조금 더 분노하자. 내가 대부분이라고 믿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