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가에서 영어강의가 유행인듯 하다. 전공에 상관없이 수업을 영어로 진행 한다고 한다. 듣는 순간 웃긴다. 대학의 강의를 뭘로 보길래 영어로 한다는걸까? 영어가 뭐길래 대한민국 대학에서 수업을 영어로 해야 한다는걸까?
혹시 대학에서 영어로 강의한다는게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한것이라면 그야말로 벼룩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영어로 수업을 하면 수업을 듣기 위해서 영어를 공부할 수도 있겠지만 대학에 들어간 목적은 해당 전공과목을 공부하기 위해서지 영어를 공부하기 위한것이 아니지 않는가 물론 영어를 더 잘하면 좋겠지 그럼 운동하면 몸에 좋다고 선생님은 백묵 10kg짜리고 글쓰고 학생들은 의자에서 엉덩이 10cm 들고 기마자세로 수업한다는것과 무엇이 다른가. 강의의 질은 그 강의가 어떤 언어로 진행 되느냐 하는것이 아니고 그 강의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얼마나 학생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 되느냐인거 아닐까?
지인중에 국립대 노문과 교수가 있다. 그분은 러시아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강사 시절에 러시아에서 귀빈이 오거나 학술회의때 러시아 통역을 맡아서 하기도 했지만 스스로 러시아어로 수업을 진행할 만한 수준은 되지 않는다고 자평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내가 하는 러시아어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은데 수업을 영어로 진행 한다는것은 무리다라고 이야기한적이 있었다.
영어로 단순히 의사소통을 하고 문서를 작성하는것과 강의를 하는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다. 당장 모국어로 수업을 해도 선생님이 자신의 지식을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편차가 엄청난데 영어라는 조건까지 붙으면 우리 대학에서 진행 하는 수업의 질이 어디까지 떨어질지 예측하기도 어려울꺼 같다.
유행 따라가는건 저자거리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대학은 대학으로서의 본질을 지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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