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대학교의 폭력

초하류 2011. 4. 25. 11:17
92년 입학한 대학에서 고등학교와 다른점은 수업 시간마다 강의실을 찾아 다니는 셀프서비스뿐만은 아니었습니다. 이른바 선배가 생겼죠. 중,고등학교때 별다른 서클 활동을 하지 않았던 저로서는 처음 만나는 인간관계였습니다. 과 사무실에는 87학번이(지금 생각하면 파릇파릇한 나이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무슨 늙어죽기 일주일전 사람들처럼 무게를 잡고 있었고 족구를 하면서 담배를 입에 물고 있던 동기는 선배 앞에서 건방지다며 빰을 맞았었죠.

그리고 91학번 선배들은 막걸리만 마시면 자신들까지 내려오던 줄빠따를 너희들에게 내려보내지 않기 위해 얼마나 희생을 했고 위대한 결단을 내렸는지 술만 마시면 귀에 못이 밖히도록 되풀이 했습니다.

그때의 나는 인문대 대학에서 선배 후배라는 이유로 왜 서로를 때리는게 이렇게나 당연시 되는지 그리고 그 때린 것을 맞고 다시 때리지 않은것이 어째서 그다지도 자랑스러우면서도 억울한 일인지 알수가 없어서 91학번 선배들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죠. 하지만 2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갔다오자 그 모든것이 이해가 갔습니다.(물론 그일들이 옳은것처럼 느껴진것은 아니고 단지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가 갔어요) 군대에서 선임병에게 얼차려나 구타를 당하고 후임병에게 얼차려나 구타를 행하던것이 어느틈에 내 몸 깊숙히 남아 있는것을 느끼고는 전율을 느꼈습니다.

단지 일주일 군대를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서로에게 명령하고 복종하는 세월 2년뒤에 일년이나 늦게 학교를 들어온 후배들의 무례나 실수가 너무 어처구니 없게 느껴지면서 그동안 갈고 닦아온 온갓 갈굼과 폭력들을 사용하고 싶어하는 내 자신의 욕망을 느낄때마다 얼마나 깜짝 놀라곤 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91선배들이 끊은 폭력의 사슬덕에 과에서 그런 폭력을 행사하는것은 아주 부자연스런일이 되었고 몇몇 복학한 동기들도 그동안 훈련받아온 군대 분위기를 벗고 착한 복학생으로 연착륙할수가 있었죠.

인문대는 집합도 아니라며 체대나 음대 집합을 이야기해주던 그 옛날 캠퍼스는 21세기가 되어 공납금은 무려 4~5배가 되고 학생들은 1학년때부터 독서실에서 눈에 불을 켜고 책을 판다더니 그 열악한 현실속에서 구타는 여전히 살아남아 주말 티비 고발 프로를 장식했네요

그러고 보면 폭력이란 인간 DNA 깊숙혀 세겨진 마치 배가 고프면 밥을 먹는것 같은 본능의 일부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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