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잔뜩 엉켜서 티비장뒤에 처박혀 있는 거실의 각종 전기기기들의 선을 정리했습니다. 총 12개의 기기들의 전선들과 그들을 각각 연결하는 hdmi케이블과 광케이블 그리고 기타 케이블들을 정리 하기 위해서는 케이블타이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딸아이와 함께 인근 마트로 향했습니다. 예전엔 케이블타이를 사기 위해서는 동네에 있는 공구사를 갔어야 했겠지만 이제 동네에 공구상도 없고 있다 해도 일요일 저녁에 문을 열었으리라는 보장도 없었겠죠.
딸아이는 마트 가는것을 좋아 합니다. 그곳은 늘 듣는 문화수업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신나게 노는곳이고 아이가 좋아하는 구름빵 놀이터도 있고 장난감들도 잔뜩 만져 볼 수 있는 곳이니까요
흥이 났는지 까불 거리더니 마트 근처가 되니까 제 손을 잡고 막 달려 가더군요. 물론 아직 많이 어리기 때문에 자기 딴에는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거지만 저는 조금 빨리 걸으면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어릴때 어머니의 손을 잡고 시장에 가는것을 좋아 하곤 했습니다. 거기에는 맛있는 과자들이 있고 눈을 껌뻑 거리는 꽃게나 고무다라에 잔뜩 바글거리는 미꾸라지도 있었거든요.
제가 필요한 공구들을 사는 동안에도 아이는 장난감 코너로 눈이 쏠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칭얼거리기 시작했죠. 아빠가 재미도 없는 공구코너에만 있다가 집으로 가버릴까 걱정이 되었던거 같아요. 얼른 물건들을 사서 장난감 코너로 가다가 겨울왕국 스티커북이 있더군요. 아이에게 '이거 어때?' 하고 물어 보는데..
정말 기뻐하더군요. 이뻐요 이뻐요하면서 환하게 웃는 딸아이의 얼굴.. 순수하게 기뻐하면 사람의 얼굴이 저렇게 되는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신이난 아이는 더이상 장난감 코너를 돌아 보자는 말없이 스티커북을 들고 계산대로 종종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씩씩하게 소리쳤어요
"아줌마 이거 가지고 가~도 되~~~요?~~~"
서울에서 태어났건만 아빠도 엄마도 경상도 사람인 덕분에 코메디프로에서 어색하게 서울말씨를 쓰는 양상국 처럼 딸아이는 끝만 잔뜩 올린 말투로 소리치며 계산대에 스티커북을 올려 놓았습니다.
"네 금방 계산해 드릴께요.."
계산대의 점원이 그런 아이가 웃긴지 빙그래 웃으며 계산을 해주었고 아이는 스티커북을 꼭 쥐고 다시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약속이 있어 나간 엄마가 들어 오면 같이 뜯어 보자는 말에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는 딩동 엄마의 초인종 소리에 쏜살같이 달려 나가서 스티커북을 자랑했습니다.
그리고 한페이지의 스티커를 자기 옷장 서랍에 주욱 붙이고는 싱글벙글 기뻐하더군요. 남은건 내일 하자는 엄마 말에 마지못해 스티커북을 내려 놓긴 했지만 아마 그대로 뒀으면 저녁나절에 500장이 넘는 스티커를 다 사용해 버릴 기세였습니다.
육천원짜리 스티커북에 대해 그렇게 기뻐하는 아이의 모습, 스티커북을 가지고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기쁜 모습은...
참 감동적이더군요. 나는 언제 저렇게 순수하게 기뻐해본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글쎄요? 적어도 최근엔 금방 생각이 나질 않더군요..
제 딸도 살아 갈수록 이렇게 순수하게 기쁜 감정이 조금씩 무뎌져서 결국은 저처럼 기뻐하기 힘든 어른이 되겠죠?
아직은 말랑말랑한 아이의 가슴이 부럽고 사랑스럽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부모가 같이 큰다는 말을 또 한번 실감한 하루였습니다.
딸아이는 마트 가는것을 좋아 합니다. 그곳은 늘 듣는 문화수업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신나게 노는곳이고 아이가 좋아하는 구름빵 놀이터도 있고 장난감들도 잔뜩 만져 볼 수 있는 곳이니까요
흥이 났는지 까불 거리더니 마트 근처가 되니까 제 손을 잡고 막 달려 가더군요. 물론 아직 많이 어리기 때문에 자기 딴에는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거지만 저는 조금 빨리 걸으면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어릴때 어머니의 손을 잡고 시장에 가는것을 좋아 하곤 했습니다. 거기에는 맛있는 과자들이 있고 눈을 껌뻑 거리는 꽃게나 고무다라에 잔뜩 바글거리는 미꾸라지도 있었거든요.
제가 필요한 공구들을 사는 동안에도 아이는 장난감 코너로 눈이 쏠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칭얼거리기 시작했죠. 아빠가 재미도 없는 공구코너에만 있다가 집으로 가버릴까 걱정이 되었던거 같아요. 얼른 물건들을 사서 장난감 코너로 가다가 겨울왕국 스티커북이 있더군요. 아이에게 '이거 어때?' 하고 물어 보는데..
정말 기뻐하더군요. 이뻐요 이뻐요하면서 환하게 웃는 딸아이의 얼굴.. 순수하게 기뻐하면 사람의 얼굴이 저렇게 되는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신이난 아이는 더이상 장난감 코너를 돌아 보자는 말없이 스티커북을 들고 계산대로 종종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씩씩하게 소리쳤어요
"아줌마 이거 가지고 가~도 되~~~요?~~~"
서울에서 태어났건만 아빠도 엄마도 경상도 사람인 덕분에 코메디프로에서 어색하게 서울말씨를 쓰는 양상국 처럼 딸아이는 끝만 잔뜩 올린 말투로 소리치며 계산대에 스티커북을 올려 놓았습니다.
"네 금방 계산해 드릴께요.."
계산대의 점원이 그런 아이가 웃긴지 빙그래 웃으며 계산을 해주었고 아이는 스티커북을 꼭 쥐고 다시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약속이 있어 나간 엄마가 들어 오면 같이 뜯어 보자는 말에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는 딩동 엄마의 초인종 소리에 쏜살같이 달려 나가서 스티커북을 자랑했습니다.
그리고 한페이지의 스티커를 자기 옷장 서랍에 주욱 붙이고는 싱글벙글 기뻐하더군요. 남은건 내일 하자는 엄마 말에 마지못해 스티커북을 내려 놓긴 했지만 아마 그대로 뒀으면 저녁나절에 500장이 넘는 스티커를 다 사용해 버릴 기세였습니다.
육천원짜리 스티커북에 대해 그렇게 기뻐하는 아이의 모습, 스티커북을 가지고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기쁜 모습은...
참 감동적이더군요. 나는 언제 저렇게 순수하게 기뻐해본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글쎄요? 적어도 최근엔 금방 생각이 나질 않더군요..
제 딸도 살아 갈수록 이렇게 순수하게 기쁜 감정이 조금씩 무뎌져서 결국은 저처럼 기뻐하기 힘든 어른이 되겠죠?
아직은 말랑말랑한 아이의 가슴이 부럽고 사랑스럽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부모가 같이 큰다는 말을 또 한번 실감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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