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매니저는 자신이 맡은 팀을 이끌어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임무다. 그러기 위해서 반듯이 필요한 것이 프로젝트팀의 팀웍인데 팀웍을 만들기 위해서는 PM의 리더쉽이 필수적이다. 앞에서 살펴본 프로젝트 초기에 고객과의 신뢰관계에 이어 팀웍을 통해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이끌수 있는 리더쉽에 대해 한번 살펴 보기로 하자.
슬램덩크는 농구를 소재로한 베스트셀러 만화다. 주인공인 강백호가 농구에 입문하고 전국대회를 거치면서 다양한 상대팀과 겨루는 동안 성장하는 어찌보면 뻔할 수 있는 전형적인 스포츠물이다. 하지만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과 상대팀들에 대한 묘사, 그리고 대회를 거듭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농구 실력과 함께 주인공이 속한 북산과 상대팀들의 내적인 성장을 그려 내는 다케이코 이노우에의 연출은 슬램덩크를 명작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농구가 단체경기라는 특성상 슬램덩크 전반에 걸처 팀웍에 대한 중요성이 자주 언급되고 있는데 그중에 특히 눈여겨 볼 만한 팀이 두팀 있다.
한팀은 북산이 도내 리그에서 만난 상양고이고 또 한팀은 전국 리그에서 만난 풍전고등학교다.
상양고는 장신의 센터와 포워드 그리고 전국대회급의 가드인 김수겸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유명무실한 감독 대신 가드인 김수겸이 실질적인 감독으로 팀을 지휘하느라 경기 참여가 제한적인 약점을 가진 팀이다.
풍전고등학교는 엄청난 득점력을 가진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팀성적을 이유로 감독이 경질되고 새로 부임한 감독이 선수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었다.
두팀 모두 북산과 비교해서 결코 뒤지지 않는 멤버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결국 북산에게 패하고 만다.
팀웍과 리더쉽이라는 부분에서 왜 이 두팀을 눈여겨 봐야 하는 걸까? 프로젝트에서 팀웍이나 리더쉽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하늘의 별처럼 많지만 상양고등학교와 풍전고등학교 상황이 대표적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두가지 경우 모두 쉽지 않은 케이스지만 비교적 쉬운 상양고등학교 케이스 부터 살펴 보기로 하자.
상양고등학교는 전국대회 4강에 출전할 만큼 강한팀이지만 어쩐일인지 전문적인 농구 지식을 갖춘 감독이 없어 팀에서 가장 강력한 선수를 100% 활용하지 못하는 팀이다. 만화가 아닌 현실에서 전국대회 4강에 들정도의 팀에 전문 감독이 없는 경우는 찾아 보기 힘들겠지만 프로젝트에서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회사에 가용한 전문 PM인력이 없거나 프로젝트 예산 문제로 투입될 인력을 조정하면서 개발이 가능한 선임 개발자를 PM으로 배정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투입된 선임 개발자는 프로젝트 내에서 가장 실력 있는 개발자이지만 고객과의 업무협의나 일정 관리 등의 업무를 병행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PM으로 투입된 선임 개발자는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그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처 해야 할까?
우선 장점부터 살펴보자 개발을 같이 하는 pm은 프로젝트팀에 대한 리더쉽을 가져가기가 비교적 용이하다.
기본적으로 개발자들은 관리형 PM보다 개발을 같이 하는 PM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같이 개발을 한다는 동질감과 함께 아무래도 풍부한 경험을 통해 개발에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이 플러스 요인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규모가 커질 수록 PM이 개발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점 점 줄어 든다. 개발 범위가 커지면 업무협의도 복잡하고 길어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협력업체라도 2~3개 포함 되어 버리면 커뮤니케이션에 투입되어야 하는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낯 시간은 회의와 각종 커뮤니케이션으로 써버리고 코딩을 하려면 야근이 필수가 된다. 이제 조금 조용해 져서 코딩을 좀 하려면 팀원들이 막혔던 개발 이슈를 들고 오기 일쑤다. 이래서는 개발을 위주로한 자신의 리더쉽을 유지시켜 나가기가 너무 힘이 든다.
그렇다면 개발 실력에서 나오는 리더쉽을 해치지 않고 PM 본연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PM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에서 개발을 맡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개발 인력으로도 잡혀 있기 때문에 무조건 개발을 하지 않는다면 전체 일정에도 문제가 생기고 리더쉽도 유지하기 어렵다.
이럴때 가장 좋은 방법은 입코딩(?) 스킬을 끌어 올려 자신의 개발에 대한 노하우와 PM 본연의 업무를 하이브리드 시키는 것이다.
입코딩이란 단어는 필자가 만들어낸 단어가 아니고 필드에서 자주 쓰이는 은어인데 주로 입으로만 아는척 하는 고객이나 선임 개발자들을 비난할때 사용한다. 하지만 여기서 입코딩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PM은 결국 개발사항에 대해 개발자에게 업무 지시를 하고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업무지시를 단순히 요구사항의 전달이 아니고 입코딩 형식을 빌린다면 어떨까?
모호할 수 있는 개발사항에 대한 명확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PM 고유의 업무와 선임 개발자로서 가지는 팀원들에 대한 리더쉽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생길 수 있는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개발 시간도 단축된다.
그런데 해보면 알겠지만 자신이 개발을 하는 것과 업무지시를 로직으로 간단 명확하게 지시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스킬이다. 업무지시가 가능할 정도의 간략한 로직으로 말한다는 것은 업무의 이해도 수준에서도 개발의 추상화 수준에서도 적지 않은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능해 지기만 한다면 업무지시가 상당히 효율적으로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실제 로직으로 지시한 업무에 대한 개발자의 피드백은 지시한 개발할 사항을 완전히 이해 했는지도 좀 더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팀과의 커뮤니케이션 효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게다가 PM 자신또한 시스템 전체에 대해 아키텍트적인 관점으로 보는 눈도 강화할 수 있다.
두번째 풍전 고등학교는 개인의 능력은 높지만 감독과 선수간의 관계가 최악인 팀이었다. 선수들에게 GUN&RUN이라는 득점 위주의 작전으로 농구의 즐거움을 느끼게해준 노감독은 전국 대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다는 이유로 경질되고 새로 부임된 감독은 기존의 GUN&RUN으로 성과를 내고 싶은 선수들과 작전에 변화를 주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감독과 선수 사이에 심각한 갈등으로 팀의 전력이 극대화 되지 못하고 있다.
꼭 리더가 교체된 상황이 아니더라도 팀원과 리더사이에 성공으로 가는 방법론에 대한 갈등이 불거지는 상황은 스포츠는 물론이고 IT 프로젝트에서도 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는 어떻게 리더쉽을 획득할 수 있을까?
팀원들이 리더가 제시한 방법론에 설득되지 않는 경우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팀원들이 경험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신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더가 제시한 방안이 실행은 가능하지만 이미 실패했던 경험이 있을 수도 있고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실행 하기가 불가능할 수 도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가 팀을 강압적으로 끌고 가는것은 요즘 같은 시대에 통하지 않는다. 마지 못해 팀원들이 따라 와준다고 하더라도 업무 효율도 저하될 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들이 불거질 확률도 높다. 결국 자신의 방법론으로 팀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IT 프로젝트는 대부분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에 준해서 진행 된다. 일반적으로 분석, 설계 개발, 테스트 이행의 단계로 진행 되지만 각 단계들을 완료 시키거나 다음 단계로 넘어 가는데는 수많은 변수들이 작용한다. 그냥 분석, 설계, 개발 하겠다고 한다는 말이 설득력을 가질리 만무하다.
프로젝트 제안에 참여하는 정성으로 프로젝트의 특징을 파악해서 거기에 합당한 방법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수주를 위해 고객을 설득하는 절박함으로 내부 고객인 프로젝트팀을 설득해야한다. 프로젝트의 현재 상황과 우리가 가진 개발 리소스 고객의 성향 등 모든 정보를 동원해야 한다.
아무리 찾아내도 방법이 없다면 본사를 어떻게 설득하고 어떤 방법으로 추가 지원을 받아 내겠다라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PM이 프로젝트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고 현재 상황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현실적인 방안을 가지고 있는지가 팀원들에게 전달 될때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쉽이 생겨난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팀원들은 PM이 프로젝트의 성공과 팀원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 하고 있는지 본능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마치 슬램덩크에서 고교 최강자 산왕과의 시합을 앞두고 어떻게든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을 짜내기 위해 밤을 세워 고민한 안선생님의 흔적을 보며 선수들이 승리를 향한 의지를 높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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