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피가~ 모~자~~라~~~

초하류 2018. 8. 13. 09:49

오랜만에 칼퇴후에 영화를 하나 보고 집으로 돌아 가는 길 스마트폰을 꺼내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접속했습니다. 대문에 추천을 많이 받아 걸린글을 훑어 보는데 RH- A형을 급구 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조산 신생아인데 혈액이 모자라 수술을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딱한 사정에 전화를 걸어 아직 헌혈이 필요하냐고 하니 지금은 헌혈 기관들이 다 문을 닫았기 때문에 헌혈 하려면 병원에 와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가던 발걸음을 돌려 병원으로 향했는데 막상 가서 다시 전화를 하니 오늘은 헌혈을 할 수가 없다며 내일 방문해 달라고 안내 했었는데 잘못 이해하신것 같다는 사무적인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아마 너무 급박한 상황으로 이해한 제가 잘못 알아 들은것이겠죠.


혹시 늦으면 어쩌나 걱정했던 터라 게시글에 적힌것 처럼 다급한 상황이 아닌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지만 솔직히 짜증은 좀 나더라구요. 본의 아니게 Rh- 라는 특이한 혈액형을 타고나서(동양인은 1% 미만으로 RF- 혈액형을 가지고 태어 난다고 합니다.) 다급한 헌혈 요청 전화를 받고 좀 떨어진 병원에 직접 찾아가 헌혈을 한 경험도 꽤 있습니다.


우주 탄생의 비밀을 캐낸다며 20키로가 넘는 강입자 가속기를 만들고 태양계를 탐사하는 발사체를 수없이 날리는 21세기에도 혈액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그래서 평상시 헌혈을 통해 비축했다가 필요한 상황에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RH- 혈액형은 우리나라에는 희귀한 혈액형이기 때문에 다급한 상황에서 피가 모자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나마 요즘은 좀 나아졌지만 큰일을 당한 가족들의 눈에는 시스템이 못믿어워 보이기 때문에 직접 행동에 나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SNS로 정보를 유통하고 있는 IT 강국 대한민국에서 이런 종류의 게시글은 사람들의 높은 관심고 참여로 빠른 속도로 전파됩니다.


특이한 혈액형이기도 하고 또 가족이라 하더라도 혈액이 필요한 상황에 닥처서야 갑작스레 Rh- 라는걸 아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런 요청글을 적을땐 경황이 없을 수 있습니다. 대체로 병원의 시스템을 믿는 것이 가장 편리하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게시글을 작성해서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하신다면 주의해야 할 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럼 하나씩 한번 살펴 볼까요?


첫번째 도움이 되는 게시판은 따로 있습니다.


Rh-라는 혈액형은 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냥 아무 게시판에나 SNS에 게시를 올린다고 해서 도움이 될 가능성은 매우 적습니다. 


그럼 어디에다 도움을 청해야 할까요? 대표적으로는 대한적십자사 Rh- 봉사회전국혐의회(http://www.rh.or.kr/)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Rh-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고 지역 봉사회도 조직되어 있습니다. 네이버의  Rh- 아주 특별한 사람들(https://cafe.naver.com/rhtype)이라는 까페도 있습니다. 만삼천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되어 있고 지역별로 친목 모임도 운영될 정도로 꽤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이런 특화된 게시판에 한번 게시 올리는것이 일반 게시판 100군데에 게시물을 올리는것 보다 훨씬 도움이 됩니다.


두번째 도움을 요청하는 시기를 꼭 명기하세요


도움을 요청하는 게시물을 쓰는 지금 싯점의 날짜를 꼭 명기 하세요


물론 지역과 병원명을 명기하는것도 중요하지만 날짜를 적어 넣는것도 이 두가지 만큼 중요합니다. 


지금 올리는 게시물은 많건 적건 넷상에 펌질을 당해서 퍼져 나갈것 입니다. 그리고 그 펌질이 몇번 반복되다 보면 시간이 많이 지난 1년 후에 5년 후에 당신은 갑자기 헌혈을 하고 싶다는 생뚱 맞은 전화를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다행이 혈액이 필요했던 그 분이 건강을 되찾았다면 조금 번거로운 일로 그칠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심적으로 고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처음 글을 올리신 분이 경황이 없어서 날짜를 명기하지 못했다면 그 글을 펌질 하는 사람이라도 최초 펀 날짜를 덧붙이는것이 좋을것입니다.


세번째 헌혈이 필요한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작성해 주세요


글을 적을때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해야 한다는 마음에 상황을 부풀리기 쉽습니다. 꼭 그런 마음이 없다고 하더라도 친지의 눈으로는 실제 상황 보다 더 급박해 보일 수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과 게시물이 괴리가 있으면 도움을 주기 위해 달려올 분들에게 의도치 않게 피해가 갈 수 있습니다. 허겁지겁 택시를 타고 헌혈하러 달려왔는데 1~2시간 기다려야 한다거나 이미 혈액수급이 되어 있어 필요 없다고 한다면 서로에게 불편한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Rh-라는 혈액형은 물론 질병도 무엇도 아닙니다. 다만 혈액이 필요한 시기에 다른 사람들 보다 불편하고 요즘 유행하는 혈액형으로 분류되는 몇가지 항목에서 자기 자리를 찾을수 없다는 불편이 있는 정도 입니다.


그런 불편을 방지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평소에 자신의 혈액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 놓는것이 중요합니다. 


정작 혈액이 필요한 싯점에서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이 당황하지 않게 말이죠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화로 현혈에 참여할 수 있는 젊은 사람들이 적어서 수혈량이 모자란다고 합니다. 의약품을 만드는대 필요한 혈액은 수입이 가능하지만 수혈용 피는 100% 국내 헌혈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하루 정도 자신의 건강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현혈을 해보는건 어떨까요? 요즘은 헌혈 하는 동안 인터넷도 할 수 있고 증정품도 다양해졌거든요 - 결론이 좀 쌩뚱맞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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