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류's Story

나는 언제 수포자가 되었나

초하류 2018. 8. 16. 16:45

취미로 읽는 물리학 책의 네이티브 언어는 수학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이름도 찬란한 수포자. 중학교때 까지는 그럭저럭 따라가던 수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갑자기 내게서 급속도로  멀어졌다. 


중학교때까지는 고정된 몇개의 타겟을 맞추기만하면 되었던 수학의 정답들이 갑자기 시간이라는 변수를 타고 n이라는 정해지지 않은 극한을 향해 마구 발산하며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타겟을 맞추는걸 포기 했었다. 


내게 수학은 거기까지 였다.


학교 끝나고는 별다른 학교 공부를 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고등학교의 수학은 확실히 이전의 수학들과 수준이 달랐다.


그렇게 고등학고 이후로 내 인생에서 수학에게 덕볼일은 완벽하게 사라져 버렸다. 


얼마전 과학하고 앉아있네라는 팟케스트에서 수학이 출몰하는 저녁이라는 제목으로 옥스포드의 수학 교수이신 김민형 교수님의 강연이 있었다.


강연의 끝에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어 떨리는 마음으로 질문지에 적었다.


"수식을 풀어서 이해 하는 것과 수식에 대한 설명을 들어 이해 하는 것의 차이를 정량화 할 수 있을까요"


사회자이신 파토님은 내 질문을 뽑아서 질문을 해주셨다. 그에 대한 대답은


말로 들어서 이해 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하지만 풀어 볼 필요는 있다. 정도였다.


한편으로 안도하였지만 한편으론 아쉬웠다. 고등학교때 수학을 좀 더 열심히 공부했다면 저 수식들을 좀 더 깊이 이해 할 수 있을까? 


이럴줄 알았으면 수학시간에 안자고 수업 좀 들을것을.. 인생을 살면서 수없이 많이 쌓아온 후회에 한가지쯤 더한다고 큰일이 나진 않겠지만 마음이 쓸쓸해 지는 것은 어쩔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