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추천/넷플릭스

킹덤 시즌 2 - 자본과 시간이 한국 드라마에 끼치는 영향

초하류 2020. 3. 14. 17:21

 

큰 인기속에 공개되었던 킹덤 시즌1 이제 1년이 지나고 많은 사람들이 손꼽아 기다려오던 킹덤 시즌2가 넷플릭스에 공개 되었습니다. 1년여간의 기다림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일주일에 한편씩 감질나게 오픈 하는 것이 아니라 6편의 시즌2 에피소드가 한꺼번에 공개 되었습니다.

 

각 에피소드는 52분, 39분, 48분, 42분, 36분, 52분으로 길지 않고 매 에피소드마다 다음편을 볼 수 밖에 없는 장면에서 끝나기 때문에(그걸 맞추느라 상영시간이 들쭉날쭉한건가 싶기도 합니다.) 왠만한 사람이라면 한번에 쭈욱 정주행 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넷플릭스의 제작환경은 넉넉한 자본과 제작에 대해 프로듀서의 관여가 최소화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킹덤에 투입된 제작비는 편당 30억으로 넷플릭스에서 제작되는 오리지널 드라마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투입되었습니다.

 

이런 비교적 풍족한 환경이었기 때문에 좀비물에 대해 황무지였던 우리나라에서 부산행이라는 걸출한 좀비물에 이어 킹덤에서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모습의 좀비물이 만들어 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좀비물은 좀비로 출연하는 엑스트라들의 연기와 동원되어야 하는 숫자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시간과 자본이 투입되기 때문입니다.

 

그외에도 CG, 특수효과나 분장 모두 부족함을 넘어 조선시대의 의복과 함께 여지껏 보지 못했던 비주얼을 만들어 냈고 칼과 화살 그리고 화승총이라는 무기로 연출되는 액션신도 지루함을 느낄수 없는 다채롭고 독창적인 장면들로 구성되어 화면에서 눈을 땔 수 없게 만듭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면서 수많은 사극을 드라마로도 영화로도 보아온 제게도 킹덤 오프닝씬에서 보여지는 조선시대 왕에 대한 염을 하는 모습에서 새로움, 비장함, 절제된 화려함 등이 이렇게 새롭게 다가오는데 넷플릭스를 통해 접하는 다른 나라 시청자들에게는 훨씬 새롭게 다가갈것 같습니다.

 

스토리 전개에서도 시즌 1에서 뿌려둔 떡밥에 대해 전량 회수 하면서도 이번 시즌 마지막 편에서 다음 시즌을 위해 전지현이라는 빅스타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떡밥을 투척하는 세련된 모습이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또 어떻게 1년을 기다리나 하는 아찔함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주인공들을 마지막으로 몰고가는 극단적인 연출에 이걸 어떻게 마무리 하려고 저렇게 까지 하지? 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큰 무리 없이 잘 정리되는 모습에서 김은희 작가의 역량이 느껴졌습니다.

 

류승룡이나 허준호, 주지훈 등 주조연 들의 연기력도 두말할 나위 없이 휼룡하고 전편에서 논란이 있었던 배두나의 연기톤은 1편과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작품 몰입이나 감상에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기존 사극의 틀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조금 어색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듯 합니다. 

 

영어더빙의 퀄리티도 배우들의 목소리나 연기톤에 싱크로가 높았고 허준호의 경우는 허준호 본인이 영어로 더빙한것같은 느낌도 듭니다.

 

하나의 컨텐츠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작품 자체의 매력도 필요하지만 여러가지 외적인 환경도 작용하게 됩니다. 최근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전 세계 영화제에서 상을 싹쓸이 하면서 한국 컨텐츠에 대한 주목도가 일부 매니아층에서 대중으로 옮겨가고 있고 여러모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그에 대한 국가의 대응을 생각하게 만드는 주제도 입소문을 타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미 수많은 한국의 드라마가 해외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킹덤을 통해 한국 드라마에 대한 평가나 대중적 인기가 한단계 올라갈것 같습니다.

 

도둑들과 암살로 캐리어 하이를 갱신하고 있는 전지현이 본격적으로 활약할 다음 시즌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